학생영화에서 돈 보다 더 중요한것...
film2006
2008.01.21 01:24:07
우선 저는 배우입니다
필커의 주제토론 게시판은 언제나 페이지의 반이상이 배우들의 거마비와 관계된 글들로 가득합니다만
저는 거마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기에 오늘 글을 씁니다
몇일전...
동국대학교 졸업영화제가 있었더군요
지난 여름, 동국대학교 졸업영화에 출연을 부탁한다는 연출자의 부탁을 받고
촬영일정이 저의 일정과 잘 맞지 않아서 거부를 했지만
연출자의 거듭된 부탁에 잘 나가는 배우가 아니면서 계속 거절하기가 뭐해서 출연을 했습니다
힘들게 일정을 잡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연출자와 스텝들 그리고 다른 배우들도 모두 흠족한 상태에서 촬영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몇일후에,불가피한 일로 인해서 재촬영(보충촬영)을 해야 한다는 연출자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무척 바쁜 시기였지만 이미 시작한 작품이기에 어쩔 수 없이
없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보충촬영마저 무사히 마쳤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촬영을 마치고 연출자는 시사회날 초대하겠다고 인사를 했죠
몇일전에 문자와 전화가 몇명에게 오더군요
'오늘 시사회 왜 안왔냐고'
그런데 그 문자와 전화를 한 사람은 그 작품의 연출자가 아니고
다른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분들과 다른 현장에서 알고 지내던 다른 학교의 학생이었습니다
이쯤되면 꼭지가 돌게 되는거죠
하지만 차마 '연출자가 연락을 안했다'는 말은 못하겠더라고요
'내가 바뻐서 못갔다'고 일일이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연출자에게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냈지만
꿩 구어먹은 듯 전혀 소식을 접할 길이 없네요
그 작품 출연하면서 출연료 방식으로 일당 5만원씩 받았습니다
아마도 연출자는 출연료 주고 써먹고 싶은대로 다 써먹었으니까
연락을 하든 안하든 자기 맘대로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죠
하지만, 작품에 참여했던 배우, 또는 스텝의 생각은 그게 아니겠죠
본인이 아쉬울때는 있는 소리, 없는 소리 다 해가면서 사람을 쓰고서는
본인이 아쉬운게 없다고 영원히 인연을 끊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
그것도 학생이라는 사람들이 그러면 안되죠
수많은 학생작품에 출연했지만
시사회 또는 결과물 받아본게 얼마 안되네요
출연전 미팅때는 또는 촬영중에는 시사회나 결과물은 100% 다 해줄것 처럼 하죠
하지만, 작품 촬영이 끝나고 나면 완전히 안면몰수 하는 학생들을 수도 없이 봤습니다
하지만 그건 그 학생들에 극한된 사항일거라고 생각하면서
또 다시 학생들이 부탁하면 출연하게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어차피 계속해서 같은 일을 해야할 사람들이라면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될텐데 그때 그 사람들은 나의 얼굴을 어떻게 쳐다 볼 수 있을지...
물론 학생영화니까 무료로 출연해 주세요는 잘 못된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난 당연하게 돈을 주었으니까
그 다음부터는 내맘대로야 하는 생각을 하는 연출자가 있다면
지금 당신이 계속해서 영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어쩌면 당신들이 출연료라고 주는 그 몇푼보다 더 중요한건
당신들의 양식일지 모릅니다
어쩌면 앞으로는 학생영화의 출연료도 최하 일당30만원을 받아야할지 모르겠네요
어차피 학생들이 이런식의 행동을 계속 보이게된다면
돈으로라도 위로 받고 싶은 마음입니다
배울 때 제대로 배우고
배운대로 행동하세요
학생이어서 아름답고 학생이어서 실수가 용인되는 것은 원칙대로 배운대로 행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