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오래된 무명배우 홍석연 한말씀 드립니다!!!!!

shoulder61 2008.06.16 22:41:44
안녕하세요!!
좀 오래된 무명배우 홍석연 입니다.
아니,아직도 배우 지망생 이라고해야겠지요.
늘 허드렛부업하고,영화찍고,우리 두딸과 자전거타고 그렇게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냥 상고다닐때 열심히 쪼아서 내친구처럼 은행지점장도하고,회사 상무도하고 그랬어야했는데..
이놈의 징글한 배우를 한답시고 20년에다 3년을 더 보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배우는 커녕 배우지망생을 못벗어나는 무명입니다.
영화를 찍은게 150편을 넘어가고 폼나는 작품도 하고 그랬는데 말입니다.
한국영화의 어려움 탓인지...아님 내가 부족한탓인지...지난겨울에 상업영화 찍고 아직도
이곳저곳 상업영화의 문을 두드리지만 좀처럼 열리지 않는군요.
아!!!무명배우의 고달픔이여!!!!!
그러나 나는 이 징글징글한 배우를 못떠나고,아니 이제는 떠날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외로움을 이 연기고픔을 극복하고자 단편영화를 찍어왔고,그동안 꽤 많이 찍었습니다.
모든 단편영화를 찍을때마다 다 그런건 아니었지만 나는 단편영화를 찍을때 행복을 느끼며 삶의 희열을
느끼며 외로움을 떨쳐내곤 했습니다.
배우지망생에서 배우로 등극할 그날을 꿈꾸며!!!!!
그러나 예기치않는 장벽이 있었습니다.
내가 성깔이 다혈질이고,급한탓도 있지만 맘에 안드는 학생영화팀을 만나면 잔소리도 하고 때론 큰소리도
치고 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하지만 잔소리를하거나 소리를 칠때,단한번도 학생들을 무시하거나 업신여기지 않았고
또 금방 사과하고 잘마무리하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이후로 절대 나쁜감정을 가지지않았고,다른데에 절대 나쁘게 이야기 하지도 않았습니다.
나는 영화에 꿈을 가지고 매진하는 학생들을 선배로써 잘 인도하고 싶었고, 아버지로서,삼촌으로서,큰형으로서
잘못된점을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잘못된점이 있어도 내가 편할려면 그녕 넘어가면 됩니다. 그냥 대충 내꺼 빨리 찍고 끝내면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잔소리를 하고,소리를 지르고 하는게 학생들에게 매우 불쾌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나는 학생들이 나한테 불쾌함을 느끼면 당당하게 말해주길 바랬습니다.
이모든 과정들이 모두 좋은영화 찍어보자 였지,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닙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죠,최근에 뒤에서 나를 씹는 그런 상황을 주변을 통해서 접했습니다.
물론 그 학생들은 생각없이 순간적인 충동으로 그럴수 있었겠지만,수십년간 음지에서 고생고생 배우의꿈을
일궈나가는 나는 엄청난 충격과 슬픔으로 우리 부모님을 바라보지 못하겠습니다.
부모님반대 무릅쓰고 무명 똥배우를 하는것도 죄스러운데,어린 학생들한테 그런 대접을 받아야되나 생각하니
모멸감과 부끄러움과 서러움에 잠을 이룰수가 없었습니다.
다행히 그학생들은 사과를 해왔지만,나는 그 충격에 다시한번 배우라는 짐을 지고가야되나?
그 징글한짐을 한강물에 버리고 훌훌 털어버릴까 번민을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촬영할때의 행복감을 절대 버릴수 없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어쩔수 없는 똥배우 입니다.
그리고 또하나 절실하게 학생영화를 찍을때의 내자세에관해 뒤돌아보고 반성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는 나를 더욱더 낮추고,학생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잔소리하기전에 한번더 생각하고,항상 웃는낯으로
작업하자 라고 결심했습니다.
아울러 우리 모든 단편을 하시는 여러분께 당부를 드립니다.
치열하게 작업을 하다보면 트러블이 생기고,또 고성이 오고갈수있고,좀 그럴수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문제가 생기면 그때그때 해결하고 뒤돌아서면 절대 나쁜말을 하지맙시다.
상대방을 나쁘게말하면 자기자신한테도 그대로 나쁘게 돌아옵니다.
오직 좋은작품을 만드는 그 순간들을 우리 한가족처럼 즐깁시다.
그동안 나한테 섭섭함을 느낀 여려운 후배 영화인들,내가 잘못한점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다른데 가서 좋게 이야기좀 해주이소!!
나도 지망생 꼬리 좀 떼고 폼나는 배우 좀 되보게!!!!!
아휴 징글징글한 배우여!!!!!
모두들 건강하세요!!!!!!!!!!
-좀 오래된 무명배우 홍석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