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곳은 너무 추웠네(똥배우 홍석연)

shoulder61 2006.02.17 23:08:35
내일모래면 우수와 경칩인데 오늘 그곳으로 가는길이 너무 추웠습니다.

부랴부랴 부업을 마치고 세종로로 갔을때 이미 그곳에는 수많은 영화인,농민,시민,학생

들이 두눈을 반짝이며 울분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곳 맨앞줄에는 정지영감독님이 계셨다.

나도 이제 나이가들어 학생영화인들한테 선생님 소리를 듣지만 정감독님께서는 많이

늙어보여 가슴이 아팠다.그놈의 스크린쿼터 악령이 감독님을 힘들게 했으리라..

비록 인파에쌓여 인사도 못드렸지만 주름진얼굴이 조명에 더욱 굴곡지게했다.

이제 우리 감독님이 이런 어처구니없는 정부의놀음에서 벗어나 남부군,하얀전쟁보다

아름다운 영상을 만드셔야하는데 하는 간절한이 온몸을 스쳐갔다.

안성기 선배님!

선배님이 내뿜는 하얀입김사이로 십사년전 베트남시절이 피어올랐다.

선배님!!우리 다시 옛날 그런 아름답고 행복한 영화작업 할수 있을까요?

열기를내뿜는 현장뒤로 걸어나오니 홍기선감독님이 우울한 담배연기를 뱉고계셨다.

독립영화의 산증인,가슴에돋는칼로슬픔을자르고,선택 같은 주옥같은 참영화로 묵묵히 영상을

억박지르던 우리 홍감독님!!

사실 스크린쿼터는 우리 홍감독같은분한테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니 오직 영화만 고민하던

홍감독님의 주름진 얼굴과 쓸쓸히 뿜어져나오는 담배연기가 너무 외로왔다.

어떠한 일이있어도 스크린쿼터축소를 막아내야하는데 도저히 내가 힘이없다는게 너무나 나를

우울하고 외롭게만든다.

앞으로 나도 찍어야할 영화가 무궁무진한데 아직 우리 두딸에게 당당하게 보여줄 영화가 너무

많은데...도저히 이 힘없음을 어이할꼬나....

참으로 잘풀리길 간절히 바란다.

꼭 그래야한다.그래서 우리 참영화들이 마음껏 만들어져야하고 참영화인들이 마음껏 작업을 해야

한다.가슴가득 참영화를 꿈꾸며...

정지영감독님!!홍기선감독님!!저는 하루빨리 다음작품을 극장에서 보고 싶습니다.

-참배우를 꿈구는 배우 홍석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