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아빠는 드라마 편집자인데, 작업이 많아 늘 편집실에서 밤을 새우느라 집에 자주 들어오질 못한다. 오늘도 며칠째 집에 못 들어가고 편집실에서 날밤을 새다가 집에 전화를 걸었다. 밤에 장례식에 가야해서 검은 양복이 필요하던 터였다. 방송을 앞두고, 오늘 바로 편집을 끝내 넘겨야 하는 작품이 있어 초치는 상황이다. 양복만 갖다 달라 하고 끊으려 했는데, 전화를 받은 딸래미로부터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 엄마가 왕아저씨랑 나갔단다. 왕아저씨? 누구지? 엄마랑 친한(?!) 매일 오는 아저씨란다. 불길한 느낌이 확 올라온다. 지금 당장 튀어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고… 딸래미에게 부탁해서 뭔가를 확인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