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9 거지 새끼도 아니고 //육교 위
시간이 흘러 병수가 가쁜 호흡으로 뛰어와 그 육교로 왔지만, 아무 것도 없다. 허름한 옷을 입은
사람(거지)만이 서있을 뿐이다. 거지의 발 밑에는 숙희가 버린 귤 껍질들이 쌓여 있다.병수-저기 혹시 실례지만 여기 어떤(~~한) 여자 못 봤어요?
정배-못 봤는데?
정배는 말을 하면서 발가벗겨진 귤을 입에 넣으려고 한다.
병수-아저씨 그, 이거 뭐에요? 그거 어디서 났어요?정배-...어?
병수-누가 준거에요?
병수, 정배를 의심하듯 본다.
정배, 자격지심이 드는지 버럭 소리친다.
정배-내가 주웠어. 내 귤이야.
병수-훔친 거 아니에요?
정배-아니 이거 미친놈이네 야 귤을 왜 훔치냐 내가? 그냥 있으니까 먹는거지.지나가는 사람들이 정배와 병수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지나간다.
병수,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며
병수-혹시 떨어트린 사람은...?
정배-내가 알 게 뭐야? 어떤놈이 뭐 줬는지 그런거 다 기억하면 내가 이러고 안 살 걸?
거지가 귤을 다시 먹으려다 한숨을 푹 쉬고 병수에게 건넨다.
정배- 뭐.... 먹고 싶어? 줄까?
병수- 아... 아니요.. 아저씨 드세요. 그...음식물 쓰레기 함부로 흘리고 그러는거 아니에요.
정배- 왜?
병수, 말문이 막히고 정배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낄낄 거리며 웃고는 귤을 버린다.정배- 병신.
육교를 떠나는 정배와 정배를 빤히 보는 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