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역 오디션, 이 3+6가지 안 되면 떨어집니다. (연기 중상위권만 보세요)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2023년 12월 14일 22시 04분 30초 2425

 

※ 오늘 글은 초급자, 연기를 배우지 않은 분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니, 오디션 볼 만큼의 실력을 쌓은 후 다시 와서 보시기 바랍니다.

지난주 기실에서는 공식 제작 스터디(우비)의 새로운 중단편 영화 '부_조리' 배역 오디션이 있었다. 현장에서 카메라에 담긴 배우의 모습을 바로바로 확인하기 위하여 화면을 송출해서 보았고, [자기소개-지정 대본(배역 대본)-자유연기-인터뷰]로 오디션이 진행되었다.

심사를 하고 난 뒤에 '배역 오디션을 볼 때 꼭 필요한 것들, 주의점들'을 배우들과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글을 쓰게 되었다. 놓치고 있는 게 있었다면 꼭 필기해서 기억하고, 이 글로 인해 다음 오디션에서는 더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

1. 디렉팅 수용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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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오디션과 현장에서 둘 다.

디렉팅 수용 능력을 보면 배우의 '연기력'과 '마인드'가 보인다.

기존에 준비해온 것에서 감독이 배역에 더 알맞게 수정을 요구했을 때, 즉석에서 그걸 이해하고 바뀌는지는 그 배우의 연기력과 여유(유연함)를 보여준다. 캐스팅이 되면, 머리를 맞대고 좋은 작품을 위해 캐릭터를 연구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특히 독립 작품, 비교적 적은 금액이 들어가는 작품은 배우의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수용을 할 능력과 자세가 되어있는 경우라면 열어두고 보는 경우가 많다.

디렉팅 수용 능력을 보면 '배우의 마인드'도 알 수 있다.

진짜 실력이 없어서 못 바꾸는 것이 아닌, 자신이 생각하는 연기가 너무 뚜렷해서 잘 못 바꾸는 경우도 있다. '고집'이 너무 세서 자신의 틀 안에서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자연스러운 연기'에 갇힌 배우들이 잘 바뀌지 않는 편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자연스러운 연기가 너무 뚜렷해서, 아무리 디렉팅을 하고 바꿔보려 해도 고집 때문에 절대 바뀌지 않는다. 이런 경우 새로운 옷을 입히며 만들어가기가 사실상 불가능하여 배우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지게 된다. 감독이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설득해가며 하나부터 열까지 붙잡고 만들 마음이 아니라면 캐스팅하기 어렵다.

2. 캐릭터, 대본 분석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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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역 오디션은 대부분 실제 대본 안에 있는 씬을 발췌하여 지정 대본이 나간다. 그런데 주어진 대본의 캐릭터를 잘못 분석하여 전혀 다른 식으로 연기를 하면, 배우의 분석력과 연기력에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유명 드라마 감독이 강의에서 이런 말이 한 적이 있다. '오디션 볼 때, 3줄만 들어봐도 이 배우가 분석을 정확히 했는지 알 수 있다. 분석이 틀어져있으면 뒤는 볼 필요도 없다. 분석도 안 되는 배우는 오디션장에 아직 있으면 안 된다. 이건 기본이다.'

그런데 분석이 안 되는데 이미지가 배역과 너무 잘 맞으면, 즉석에서 좀 더 인물에 대한 이해를 돕고 다시 연기를 시킬 수도 있다. 이때 필요한 게 1번에 언급한 디렉팅 수용 능력이다. 분석도 안 되고 디렉팅 수용도 안 되면, 아직 오디션장에 갈 실력은 아닌 것이다.

3. 프레임에 맞는 연기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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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연기를 할 줄 아느냐'라는 말이다.

결국 카메라에 비친 모습이 전부이다. 카메라 샷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연기를 구성할 수 있는지 아는 것은 영화/드라마 배우에게 매우 중요하다.

이번 기실 내부 오디션에서도 오디션 보는 배우의 모습을 촬영하여 동시에 화면 송출을 하며 심사를 하였다. 그런데 자꾸 화면 밖으로 휙휙 나가버리는 배우의 경우에는 집중이 끊겨서 연기를 제대로 보기가 어려웠다. 꼭 필요한 동선, 움직임 사용, 그리고 소품 사용은 너무 좋지만, 카메라에 본인이 어떻게 잡히고 있는지 모르고 연극하듯이 자유분방하게 움직이면 이런 오디션장에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 외

이제 언급할 것들은 너무 기본이어서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당연히 갖추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기본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니 다시 한번 보고 점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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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주얼 관리.

더 정확히 말하면, '화면에 나오는 비주얼' 관리.

배우들은 냉정하게 역지사지를 해야 한다. 정해진 시간 안에 시간과 정성을 들여 그 배우만 들여다봐야 하는 게 오디션이다. 그런데 자기 관리가 안 된 배우를 계속 들여다봐야 하는 건 심사하는 입장에서 고역이지 않을까? 당신도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랑 계속 같이 있게 하면 좋겠는가? 심사하는 사람도 사람이다. 당연히 더 보고 싶게 만드는 사람을 좋게 볼 수밖에 없다.

보여지는 직업을 택했음에도 자기 관리가 안 되는 배우라... 생각만 해도 많이 아쉽다.

2. 인성 관리.

오디션에서는 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오산이다. 오디션이니까, 긴장되는 자리이니까 평소 성격이 더 잘 드러날 수밖에 없다.

연기를 하는 시간 외에 다른 시간을 꼭 신경 써라.

'들어와서 인사하는 자리, 인터뷰/대화를 나누는 자리, 연기와 연기 사이의 시간들'

이때가 사실 가장 그 사람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다. 들어올 때 밝게 인사하는, 호감형 인간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여러 명 심사하느라 피곤한 상황에서 그런 밝은 기운을 주는 사람이 들어오면 더더욱 좋게 볼 수밖에 없다. 당신도 어둡고 칙칙한 기운을 풍기는 사람과는 빨리 헤어지고 싶지 않은가.

또 연기 시작하기 전과 인터뷰할 때,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는 경우가 꽤 많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나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봐라. 수업 때도 습관적으로 한숨을 쉬거나 숨을 너무 크게 소리 내서 쉬는 경우에 피드백을 주면 스스로 인지 못하는 경우가 90퍼센트였다. 한숨과 비슷하게 '아이고' 하는 추임새들도 다 빼는 연습을 해라. 처음 보고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 한숨을 쉬고 '아이고아이고'하는 사람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들겠는가?

더불어 표정관리해라. 스스로 연기가 잘 안되었다고 생각하거나, 디렉팅을 잘 못 받았다고 생각되거나, 오디션 망했다고 생각하는 경우 등 본인에게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오디션장을 나갈 때까지는 끝까지 표정관리를 해라. 점점 표정이 굳고 어두워지고 스스로 비관하는 게 드러나면 기억에도 안 좋게 남아서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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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터뷰.

제발 핵심만 이야기해라. 말을 잘한다는 것은 말을 길게 풀어서 하는 것이 아닌, 핵심을 이야기해서 이해를 잘 시키는 게 말을 잘하는 거다. 답을 할 때는 결론부터 말하라. 배우는 열심히 장황하게 답을 하는데, 핵심이 없어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지?'하는 생각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사람 자체가 지루해 보이기 시작한다. 덤으로 호감도도 같이 팍팍 내려간다.

4. 기본기.

오디션장에 와서 소리가 안 들리거나 발음 미스가 있는 경우는.. 절대 절대 없어야 한다(=말해 뭐해). 추가로 배역에서 요구하는 에너지가 더 높아서 에너지를 키워달라 요구하면, 호흡·발성 훈련이 안 돼있는 배우는 바로 생목으로 내질러 듣기 싫은 소리가 나오고 과호흡이 온다. 본인이 편한 대로만 연습했으면, 그 이상을 즉석에서 요구했을 때 해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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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만 편한 연기 vs 보기 편한 연기

초반에 언급한 '자연스러운 연기'에 갇힌 경우, 나만 편한 연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배우들은 이런 단어를 사랑한다. '자연스러움' '툭툭' '힘 빼고' '날것' '흘려 말하기'

진짜 기본기 훈련이 잘 되어 있어서 힘을 빼도 잘 들리는 경우가 극소수로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신인배우들은 그렇게 하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하나도 안 들린다. 그래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듣거나, '기본기가 안 되어 있군'하며 보지도 않게 된다.

내가 편한 연기가 남도 편한지는 냉정하게 다시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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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오디션장에서 우는 연기, 소리 지르는 연기하지 마"의 오류

이런 이야기 많이 듣지 않았는가?

"오디션장에서 우는 연기, 소리 지르는 연기하지 마"

이것 때문에 배우들이 에너지를 일부로라도 잘 안 쓴다. 근데 본인 생각보다 더 많이 써도 되는 이유가 두 가지 있다.

첫 번째, 지금 본인은 오디션장 공간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좋은 배우들을 보면 순식간에 그 공간 에너지를 바꾼다. 본인이 주도권을 잡고 장악하는 것이다. 근데 장악은 둘째 치고, 에너지를 더 써도 공간을 못 채우는 배우가 에너지 내는 것을 사린다면 말 그대로 혼자 연기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두 번째, 이거 중요하다. '장르마다 원하는 연기가 다르다'라는 ​걸 알아야 한다.

아무리 오디션장에서 '우는 연기, 소리 지르는 연기하지 마.'라는 말이 널리 알려져 있고 그게 맞다 해도, '멜로 드라마' '좀비 영화'에서는 울고 소리 지르는 역량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장르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 오디션 심사하는 사람은 배역을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좋은 배우를 만나고 싶은 것이다. 그 니즈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그러면 캐스팅은 따라올 것이다.

 

 

[기실 연기 칼럼] 

1. '영화·드라마 오디션' 대표 형식 4가지

2. 오디션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대본 분석', 이 3가지 놓치면 소용없다.

3. 오디션 붙는 사람들의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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