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탭모집 : 단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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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프로젝트나 회사가 아니면 경계하시는게 좋습니다.

중대대학원 영화 '질식' 메이크업 작업해주실 분 모십니다.

ilvin
2011년 08월 24일 09시 37분 57초 1000
제작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작품 제목 질식 
감독 황일빈 
모집분야 분장, 헤어 
투자 진행상황 완료 
캐스팅 진행상황 주연완료 
참여기간 2011년 8월 27, 28, 30, 31일, 9월 1일 (5회차) 
페이 추후협의 
모집인원 1명 
모집성별 구분안함 
담당자 황일빈 
전화번호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로그인한 회원에게만 보입니다.
이메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로그인한 회원에게만 보입니다.
모집 마감일 2011-08-26 

중앙대학교 대학원 영화과 단편영화

메이크업 도와주실 분을 구합니다.

아래 시나리오를 첨부하오니 참고하시고 연락부탁드립니다.

연락주실 때 원하시는 페이도 함께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나리오


질식 suffocation

 

황일빈

010-4205-6766

echafaud@naver.com

 

1. 자동차 (D/EXT)

녹음 짙은 도로변 가로수 그늘 밑. 정차 된 자동차.

핸들에 고개를 파묻고 있는 남자. 고개 들어 심호흡 크게 한다. 움켜쥔 핸드폰의 폴더를 열고 통화버튼을 누른다. 신호음. 상대방의 음성 흐릿하게 들린다. 능글맞은 남성의 목소리. 찰칵, 핸드폰을 닫는다. 떨리는 손.

 

2. 아파트 복도 (D/INT)

엘리베이터 문 열리면 박스를 두 손에 들고 모자를 깊게 눌러 쓴 택배직원. 옷이 흠뻑 땀에 젖었다. 주소를 확인하고 초인종을 누른다.

 

직원

택배 왔습니다.

 

응답이 없다. 확인 차 다시 한 번 벨을 누른다.

 

직원

계세요?

 

여전히 반응 없다. 난감한 표정의 택배직원. 현관문을 가볍게 퉁퉁 두드린다.

 

3. 아파트 (D/INT)

도어락 키를 누르는 손. 피곤에 지친 얼굴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남자.

 

남자

왔어.

 

대답이 없다. 대낮에도 커튼이 쳐져 동굴처럼 깜깜한 실내.

 

남자

아직 자?

 

목소리가 집안을 울린다. 가방을 던져 놓고 집에 들어서는 남자. 현관 옆의 아기 방을 둘러본다. 텅 빈 아기침대, 바닥에 뒹구는 곰 인형

 

남자

여보...

 

불을 켜고 급히 거실로 향하면, 활짝 열린 다용도실 문을 통해 바닥에 쓰려져 있는 여자의 하반신이 보인다.

 

4. 아파트 (D/INT)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어찌할 바 모른 채 서 있는 남자 얼굴. 카메라 빠지면 좁은 아파트 안을 분주히 오가는 형사들. 카메라 셔터소리, 터지는 플레쉬 불빛. 거실과 연결된 다용도실 바닥에 쓰러진, 상의가 탈의된 여자의 시체. 시체의 동공에 펜라이트를 비추는 사람. 무언가를 기록하는 사람. 그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고 선 남자. 그때 안방에서 남자를 부르는 형사. 

 

형사

잠시만 이쪽으로

 

난장판이 된 안방. 장롱이 모조리 열리고 옷이 흐트러져있다. 뒤엎어진 화장대 서랍.

 

형사

(침대를 가리키며) 앉으시죠.

 

침대에 힘없이 털썩 앉는 남자. 그 앞에 선 형사.

 

형사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한동안 침묵. 수첩과 펜을 꺼내드는 형사.

형사

도난품은 확인하셨습니까?

남자

네, 예금통장 그리고 현금 조금.

형사

그밖에는?

남자 

그리고... 핸드폰...

형사

선생님의 핸드폰이요?

남자

아니, 아내의 핸드폰이.. 집에 오기 전에 전화를 했는데 엉뚱한 사람이 받아서... (당황해서 두서없이) 그래서 잘못 걸었나 확인했는데 그것도 아니고... 도착해서 이런... 일이 있고 보니 갑자기 그 생각이 나서 찾아봤는데... (고개 숙이며) 없었습니다.

형사

(한동안 남자를 바라보고 있다가) 평소 현금을 보관하는 곳은...

남자

화장대 서랍에 넣어두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형사

귀중품 같은 건?

 

남자

딱히... 집에 귀중품이랄 게 없습니다.

 

조용히 남자를 바라보고 선 형사. 어깨에 묻은 시멘트 가루를 털어준다.

  

형사

건설업을 하신다구요?

 

남자

네,  남양주 신축 오피스텔 현장감독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형사

(수첩을 확인하며) 도착하신 건 오전 10시경. 듣기론 야근을 마치고 돌아오셨다구요.

 

남자

한참 막바지 공사 중이라 정신없어서... 야근이 잦습니다. 

잠깐 집에 옷가지를 챙기러..

 

형사

낮에 돌아오신다는 걸 부인께서도 알고 계셨나요?

 

남자

(고개 끄덕이며) 미리 얘기했으니까요.

 

양쪽 눈썹을 찌푸리는 형사.

 

형사

따님을 마지막으로 뵌 건?

 

남자

어제 출근할 때 본 게...

 

울컥하는 남자. 손으로 얼굴을 감싼다.

 

형사

아기를 항상 이방에서 재웁니까?

 

고개 들어 형사를 바라보는 남자.

 

형사

(손으로 침대를 가리키며) 아기 담요가 있더군요. 모발을 채취하기 위해 수거해갔습니다. 하지만, 아기 방에도 침대가 있던데.

 

남자

아마도... 요즘 많이 더우니까요. 에어컨이 거실에 있어서,

거실과 가까운 안방에서 재울 때가 가끔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형사.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

 

V.O

경위님!

 

형사

(남자를 향해) 잠시만.

 

5. 아파트 복도 (D/INT)

계단참에서 다른 형사들과 심각하게 얘기 나누는 김 형사. 트래킹하면 복도 벽에 이마를 짚고 기대선 남자. 형사, 남자에게 다가온다.

 

형사

유감스럽게도...

 

힘없이 고개를 드는 남자.

 

형사

(난감한 표정으로) 주변을 샅샅이 조사해봤지만 아기 흔적을 찾을 수 없네요. 계속해서 수색은 하겠지만 범인이 데려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남자

혹시, 유괴...인가요?

 

형사를 바라보는 남자를 응시하는 형사. 흔들리는 남자의 눈동자.

 

형사

범인의 연락을 대비해서 당분간 형사들을 여기 머물게 하겠습니다. 불편하시더라도...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남자.

 

형사

아, 그리고 평소 집에 드나드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남자

낮에는 제가 집에 없어서...  슈퍼 배달이나 세탁소 사람... 그밖에는...

글쎄요. 아내가 그다지 사교적인 편이 못돼서...그런데 왜?

 

형사

아마도 (남자를 바라보며) 면식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놀라는 남자.

 

형사

(현관문을 가리키며) 침입경로는 이 곳 밖에 없는데 강제로 문을 연 흔적이 없고...

흉기를 사용하지 않고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보면 침입 시점에는 살인 의도가 없었던 게 아닐까...

남자

충동적으로?

형사

(고개 끄덕이며)무엇보다도, 목을 조른 방법입니다. (한참 침묵 후)부인은 앞에서 목을 졸렸습니다. 뒤에서라면 몰라도, 앞에서 낮선 사람이 다가온다면 누구나 경계를 하겠죠. 소리를 지른다던지. 하지만 거칠게 저항한 흔적도 없습니다.

 

남자

(떨리는 목소리) 아는 사람의 짓이라는 건가요?

 

형사

아직은 추측일 뿐입니다.

 

남자의 어깨가 가늘게 떨린다.

형사

혹시 짐작가시는...

남자

(거칠게 고개 저으며) 없습니다.

형사

나중에라도 떠오르는 게 있으시면 무엇이든,

언제라도 연락 부탁드립니다.


가볍게 목례하고 돌아서려는 형사를 향해,

 

남자

아이는 무사하겠죠? (형사를 돌려세우며 간절한 목소리로) 부탁입니다. 아이만 찾을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형사

(남자를 바라보며 사무적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남자

(힘없이) 형사님은, 아이가 있으십니까? 

형사

없습니다. (한동안 남자를 바라보고 있다가 고개를 저으며) 지금은.

 

6. 아파트 (N/INT)

안방 침대에서 몸을 뒤척이는 남자. 긴 한숨을 내쉬며 일어나 방을 나선다. 거실 쇼파와 바닥에는 쪼그리고 잠든 큰 덩치의 형사들. 바라보다, 냉장고를 열고 물을 꺼내 마신다. 냉장고 불빛에 비추는 초췌한 남자의 얼굴. 다시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털썩 걸터앉는다. 고개를 떨구고 상체를 웅크린다. 서서히 트래킹하는 카메라.

 

7. 아파트 (D/INT)

형사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선다. 거실에 있던 부하형사들 일어나 '오셨습니까?' 인사에 가벼운 목례로 답한다. 기척을 듣고 안방에서 나오는 남자.

 

형사

(걱정스런 목소리로) 안색이 많이 안 좋습니다.

 

남자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며) 잠을 설치는 바람에...

 

이해한다는 듯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형사.

 

형사

이럴 때일수록 더 마음 단단히 먹고 몸 챙기셔야 합니다. 연락은 없었습니까?

 

서있던 형사들, 대신 답한다. '없었습니다' 형사, 품에서 작은 아기사진 액자를 꺼낸다.

 

형사

죄송합니다만, 사진 몇 장만 더 얻을 수 없을까요? 성인들과 달라서 아기 얼굴은 특징을 잡아내기 쉽지가 않네요.

 

남자

어디 앨범이 있을 겁니다. 잠시만...

 

아기 방에 들어가 이리저리 서랍을 뒤지는 남자. 그 모습을 방문 앞에서 지켜보는 형사.

 

형사

없나요?

 

남자

이상하네. 어디 있지?

 

형사

어떤 앨범입니까?

 

남자

빨간색... (두 손을 벌리며) 이정도 크기 앨범인데...

 

형사

그거, 안방에 있는 거 아닌가요? 장농 위에.

 

남자

그런가요?

 

안방으로 향하는 남자와 형사. 장롱 위에 놓인 앨범을 꺼낸다.

 

남자

이런 데 있었네 (머리를 긁적이며 변명하듯) 사진 정리는 아내가 하기 때문에...

 

앨범을 뒤적이는 남자. 아기의 사진들. 앨범을 넘기는 손이 북받치는 감정에 바들바들 떨린다. 그 중 가장 크고 또렷한 사진 몇 장을 추려 형사에게 건넨다.

 

남자

이정도면 될까요?

 

사진 받아들고 고개를 끄덕이는 형사. 사진을 상의 안주머니에 넣고 담배를 꺼내 문다. 손사래 치는 남자.

 

남자

집에서는 안 됩니다.

 

형사

담배 안태우십니까?

 

남자

(고개 끄덕이며) 제가 천식이 심해서.. 담배냄새에 좀 예민합니다.

죄송합니다. 아기도 있... (순간 침울해지는 얼굴)

 

형사

아이구, 실례했습니다.

 

침묵

 

형사

(목례하며)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 됐습니다.

 

집을 나서는 형사. 배웅하는 남자. 다시 안방으로 돌아와 앨범을 한장 한장 들춘다. 우는 아기, 활짝 웃는 아기, 잠이 든 아기. 그리고 아기를 안은 채 화사하게 웃는 아내의 사진. 한동안 바라보고 있다가 뜨거운 것이 가슴에 치미는 남자, 오열한다.

 

아내 V.O

이대로는, 더 이상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F.O

 

8. 경찰서 복도 (N/INT)

 복도 구석에 기대 서 생각에 잠긴 형사. 울리는 벨소리, 핸드폰을 꺼내든다.

 

형사

(침묵)  지금 서에 있어. 먼저 자. (침묵) 지난일이야. 잊어. (고개 저으며) 당신 잘못 아니야. (침묵) 오늘은 여기서 잘 거야. 끊어.


석양이 복도 창을 통해 들어와 긴 그림자를 만든다. 자판기 앞에서 커피를 뽑는 형사.

그때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부하형사.

 

부하형사

여기 계셨네요, 일대를 탐문해서, 찾았습니다. 한동안 뜸하다가 며칠 전부터 다시 출입이 잦았다네요. 사건 전날 새벽에도 피해자를 봤다는 목격자가 있습니다.

 

미간을 깊게 찌푸리는 형사.

 

부하형사

조사해보니 업소에서 만나 한동안 귀찮게 따라다니던 놈이 하나 있었나본데, 피해자 통화내역 조회결과 사건 당일에도 연락한 기록이 있답니다. 수배중이니 곧 신병이 확보 될 겁니다.

 

들은척만척 복도 벽에 등을 기대는 형사.

 

부하형사  

(뻘쭘하니 서서 조심스럽게) 반장님이 걱정이 많으세요.

경위님...일과 관련해서 너무...

 

형사

(덤덤하게) 형사사건은 어차피 다 사적인 일이야.

 

인사하고 자리를 뜨는 부하형사,

여전히 벽에 등을 기댄 채 빈 종이컵을 들여다보고 선 형사.

9. 오피스텔 (N/INT)

식탁. 간소하게 차려진 밥상. 식사하는 형사. 자신의 밥그릇을 들고 와 옆에 앉는 여자.

여자

힘들어보여. 많이 바빠? 사건은 아직도...

 

여자, 형사 어깨에 손 올리면 말없이 밥 먹다 슬며시 일어서는 형사. 형사를 바라보는 여자.

 

여자

(차갑게) 걱정하지마, 나도 와이프 행세할 생각은 없어.

언제까지 그렇게 자학하며 살거야? 아이 일은...잊어, 자기 잘못 아니야. 하지만,

 

무시하고 돌아서서 방으로 향하는 남자. 와이셔츠를 벗어 침대에 던져놓고 서에서 가져온 서류뭉치를 집어드는 남자. 등 뒤로 들리는 여자의 목소리.

 

여자

마냥 피해자인 척하지마, 역겨워!

10. 조사실 (N/INT)

 

중앙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양 끝에 앉은 형사와 남자.

 

형사

충격이 크실텐데, 자꾸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범인을 검거하기 위한 일이니, 부디 협조 부탁드립니다.

남자

범인이 잡혀도 아내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형사

아기는 찾을 수 있죠.

(말없이 남자를 바라보다) 범인에게서 전화가 왔었다구요?

 

남자

(얼굴을 쓸어내리며) 도난당한 아내의 핸드폰 번호로...아이는 잘 있다고...

형사

다른 말은 없었습니까?

 

남자

바로 끊어버렸습니다.

 

형사

요구사항도 없이?

 

고개 끄덕이는 남자

형사

연락 온 시점은?

 

남자

형사님들 철수 한 뒤 바로...

 

형사

(남자를 바라보며) 이쪽 상황을 다 꿰뚫어보고 있군요.

 

남자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다.

 

형사

(화제를 돌린다. 탁자 구석에 놓인 서류뭉치를 꺼내들어 훑어보며)감식 결과 아기 담요에서 토사물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외에는 예상대로 별다른 게... 화장대, 장롱 모두 지문재취를 했습니다. 그런데...(고개 들어 남자를 쳐다보며) 감식반 얘기로는 피해자의 지문이 너무 선명하다네요. 화장대야 그렇다 쳐도, 겨울옷을 넣어두는 장롱 서랍까지... 뭐 짐작가시는 게 없습니까?

 

골똘히 생각에 잠긴 남자.

 

형사

이를테면 최근에 거기 뭘 감춰두었다던가...귀중품 같은...

(남자의 표정을 살피며) 그래서 범인도 그걸 노리고...

 

남자

(고개 저으며) 모르겠습니다, 저는... (형사를 바라보며) 그런데 혹시, 다른 지문은...

 

형사

안타깝게도, 없습니다.

 

남자

범행 후 지워버린 걸까요?

 

형사

글쎄요. 지우면, 지문은 사라져도 지운 흔적은 남습니다만,

아무런 흔적도 없습니다.

 

남자

그럼, 장갑을 사용했다거나...

 

형사

그럴 가능성은 있지요.

 

남자

(뭔가 생각난 듯) 하지만 그날... 형사님 말씀으로는 충동적으로...

(혼란스러운 말투) 하지만 지금 말씀을 들어보면 장갑까지 준비하고...

 

고개 끄덕이는 형사.

 

남자

그럼, 충동적으로 살해 한 후, 그리고 나서... 방을 뒤졌다는 건가요...

(조심스럽게) 이를테면 강도사건으로 위장하기 위해... 라든지...

 

형사

충분히 의심해볼 수 있는 사항입니다만 (고개 저으며) 지문을 감추기 위해 장갑이나 혹은 다른 방법으로 서랍을 뒤졌다면, 범인의 지문이야 남지 않겠지만 피해자의 지문 역시 일부 닦여져 나갔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흔적도 없습니다.

 

남자

그럼, 방을 뒤지고 나서... 살해한 건가요?

 

형사

(애매한 표정으로) 조사단계이니 아무 것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저희들은 어쨌든, 방을 뒤진 시점이 살해당한 시점보다 앞선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남자,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형사

그런데 이상한 일이죠. 피해자의 사체에서는 지문을 지운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11. 화장터 (D/INT)

상복을 입고 영정사진을 든 남자. 그 옆에서 실신할 듯 울부짖는 장모.

 

12. 자동차 (D/EXT)

골목에 주차된 자동차 조수석에 앉은 형사.

앞 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햇살에 눈이 부신지 눈을 가늘게 뜨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조금 뒤 헐레벌떡 뛰어와 운전석에 앉는 부하형사.

 

부하형사

늦어서 죄송합니다.

 

가볍게 고개 끄덕이며 시트에 몸을 파묻는 형사. 부하형사 차에 시동을 건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부하형사

그자식, 조지면 뭐가 나와도 나올 것 같습니다, 알리바이도 부실하고. 정액샘플도 정밀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혈액형이 일치합니다. 그런데 (슬쩍 형사를 바라보며) 어찌 생 지랄을 떠는지, 억울하다고...(웃으며) 따지면 세상에 억울하지 않은 놈 한명도 없지. 구린 구석이 많은 놈입니다.

 

침묵

 

부하형사

그나저나 뭘 노리고 아이를 납치했을까요? 돈을... 뜯어낼래도 집안 상황이 말이 아니던데... (다시 룸미러로 형사를 보며) 조사해보니까 탈탈 털어도 나올게 없어요.  부인 명의로 된 보험 하나 없습니다.

 

관심이 가는 듯 부하형사를 향해 고개를 돌리는 형사

 

부하형사

그렇잖아도 그동안 수입의 태반이 이자로 빠져나갔던 모양이던데, 얼마 전 재계약 앞두고 전세 값이 크게 올라서 대출받느라 고생 좀 한 모양이더군요. 

 

침묵.

형사

아기는?


부하형사

아직...


형사

쓸데 없는 짓 말고, 아기 행방에 집중해.


부하형사

그야 범인을 조지면 당연히 따라 나오는 것 아닙니까?  경위님,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렇게...


형사

(무시하며, 턱으로 앞을 가리킨다) 저 앞에 내려줘.

 

단지 앞 거리에 멈추는 자동차

 

13. 거리 (D/EXT)

작렬하는 태양. 흐르는 땀을 연신 닦으며 서성거리는 형사. 잠시 후 멀리서 상복 상의를 어깨에 걸치고 터덜터덜 걸어오는 남자. 남자를 발견하고 다가가는 형사.

 

형사

오늘이...

 

남자

(힘없이 끄덕이며) 네.

 

형사

(길게 한숨 내뿜으며) 수고 많으셨습니다.

 

남자

계속 기다리셨나요?

 

형사

기다리는 게 저희 일이니까요.

 

형사를 바라보는 남자.

 

형사

수사는, 유감스럽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습니다.

 

남자

그래요...

 

힘없이 대답하고 다시 걸음을 재촉하는 남자. 천천히 그 뒤를 쫓는 형사.

 

형사

같이 걸을 수 있을까요? 몇 마디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남자의 옆까지 바짝 붙어 걷는 형사. 계속 걸으며 형사를 바라보는 남자.

 

형사

알아보니까 사건 당일 아침, 택배직원이 방문을 했다더군요.

 

빛나는 남자의 눈.

 

형사

그런데 벨을 눌러도 대답이 없어서 그냥 돌아갔다고.

 

남자

그때 잠시 집을 비웠던 걸까요?

 

남자를 바라보는 형사

 

남자

아니면, 이미 살해된 뒤라는 얘기인가요?

 

양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는 남자.

 

형사

그리고 실은... 엘리베이터 CCTV를 확인했습니다.

 

남자

(형사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범인에 대한... 정보라도?

 

형사

강도짓을 하려는 놈이 멍청하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진 않겠죠.

 

한숨을 길게 내쉬며 고개를 숙이고 땅을 보며 걷는 남자.

 

형사

그것보다도... 부인의 화면이... 부인께서 당일 아침에 집에 돌아오셨더군요. 전날 밤에 외출하셔서. 알고 계셨습니까?

 

남자

(멈춰서서 형사를 노려보며) 무슨 소립니까?

 

대치하고 선 두 사람.

 

형사

실례됐다면 죄송합니다.


손등으로 땀을 닦으며 형사를 노려보는 남자.

형사

CCTV 얘기가 나왔으니 하나만 더. 화면을 보니, 아내분께서 흰색 계통의 블라우스를 입으셨더군요.

 

형사를 바라보는 남자

 

형사

세탁기 안에 화면과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옷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세탁물 깊숙이 들어있더군요. 돌아와서 벗어놓았다면 상식적으로 세탁기 맨 위에 놓여있어야 할 텐데.

 

남자

(어처구니없다는 듯 형사를 노려보며) 세탁기 속까지 뒤집니까?

 

형사

그런 것도 저희 일이니까요.

 

남자

(차가운 목소리로) 그럴 시간이 있으면, 아이나 더 열심히 찾으시죠.

 

자리를 뜨는 남자. 빠르게 걷는 남자를 바라보고 선 형사.

 

 

14. 건설현장 (D/EXT)

땅을 파는 포크레인. 막바지 공사현장. 레미콘, 트럭, 인부들. 안전모를 쓰고 현장을 감독하는 남자. 현장 몽타쥬

 

15. 현장 컨테이너 숙소 (N/INT)

안전모를 벗고 바닥에 털썩 앉는 남자.

문으로 인부들 얼굴을 내민다.

 

인부

오늘도 안 들어가십니까?

 

남자

(헛헛하게 웃으며) 집에 있어봐야 괴롭기만 해서.

 

인부

저희는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남자

수고했어요.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TV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는 남자. 아직도 발견 안됐대. 충격이 크겠지. 다 틀렸다고. 눈빛이 오싹해...수군거리며 퇴근하는 인부들.

 

16. 지하주차장 (N/INT)

가방을 짊어지고 자신의 자동차로 다가가는 남자. 차 키를 꺼내 문을 열려는 순간 남자를 향해 켜지는 헤드라이트. 차에서 내려 남자에게 다가오는 형사.

 

형사

(꾸벅 인사하며) 아이구, 오랜만에 뵙습니다.  

 

남자

(답례인사하며) 그렇군요.

 

형사

그동안...

 

남자

네, 현장 숙소에 있었습니다. 집에 있어봐야...

 

다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은 가방을 응시하는 형사.

 

남자

(형사를 향해 가방을 활짝 열어 보이며) 갈아입을 옷가지들 좀 챙기려구요.

 

형사

현장으로 돌아가시는 길입니까?

 

고개 끄덕이는 남자.

 

형사

(자신의 차 조수석 문을 열며) 타시죠. 제가 바래다 드리겠습니다.

 

남자

굳이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형사

어차피 저도 그쪽 방향으로 가는 길입니다. 드릴 말씀도 있고.

 

형사를 노려보는 남자. 팽팽하게 눈을 마주치는 형사. 한동안 대치하고 있다가 남자, 형사의 차에 오른다.

 

남자

그럼, 신세 좀 지겠습니다.

 

17. 자동차 (N/EXT)

 창밖을 바라보는 남자. 운전하는 형사. 긴 침묵. 창밖으로 스치는 바깥풍경.

 

형사

(흘깃 남자를 바라보며) 사는 게 참 팍팍합니다. 그렇죠?

 

대답 없는 남자. 달리는 자동차.

 

18. 건설현장 (N/EXT)

관계자 외 출입금지 간판이 걸려있는 현장입구로 진입해 들어오는 자동차. 골조가 다 올라간 공사장 건물 앞에 멈추는 자동차.

 

남자

하신다는 말씀이 뭡니까?

 

한동안 침묵하다 담배를 꺼내 물고 라이터를 찾는 형사.

 

형사

(흘깃 남자를 바라보곤) 아이구 이런, (멋적게 웃으며) 또 실수할 뻔 했네요.

 

문을 열고 차에서 나와 조수석 쪽으로 다가오는 형사.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하늘을 향해 길게 연기를 내뿜는다. 조수석 열린 창문 쪽으로 몸을 돌린다.

 

형사

(낮은 목소리로) 오늘 따님을... 아니 정확히 말하면, 따님의 시신을 찾았습니다.

 

고개를 떨구는 남자. 덜덜 떨리다가 흐느끼는 듯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남자의 어깨. 긴 침묵. 남자에게서 시선을 돌려, 조수석 문을 기대고 서는 형사. 긴 한숨. 고개 들어 하늘을 보는 형사.

19. 아파트 (D/INT)

#2 반복

 

남자

나 왔어.

 

대답이 없다. 대낮에도 커튼이 쳐져 동굴처럼 깜깜한 실내.

 

남자

아직 자?

 

목소리가 집안을 울린다. 가방을 던져 놓고 집에 들어서는 남자. 현관 옆의 아기 방을 둘러본다. 텅 빈 아기침대, 바닥에 뒹구는 곰 인형

 

남자

여보?

 

불을 켜고 급히 마루를 향하면, 활짝 열린 다용도실 문. 바닥에 쓰려져 있는 여자.

 

남자

여보!

 

달려들어 몸을 흔들자 가늘게 눈을 뜨는 여자. 눈의 촛점 잃은 멍한 얼굴.

 

남자

어떻게 된 거야!

 

여자

누군가가... 뒤에서 머리를...

 

남자

대체 누가!

 

여자

몰라, 모르겠어... (더듬거리며) 세탁기 쪽만 보고 있어서, 세탁기 소리 때문에 아무 소리도...

 

아내의 머리를 살피는 남자. 몸을 일으키려는 여자.

 

남자

안돼! 움직이지 마. 머리를 다쳤을 때는... 그대로 있어. 바로 119에 연락할 테니까. (전화기 쪽으로 다가가다 문뜩 생각난듯) 지현이는!

 

여자

안방에... (다급한 목소리로) 안방에 재워 뒀는데.

 

급히 안방으로 뛰어 들어가는 남자. 난장판이 된 안방. 장농이 모조리 열리고 옷이 흐트러져있다. 뒤엎어진 화장대 서랍. 침대에는 아기담요에 얼굴을 바닥으로 향한 채 엎드려 있는 아이. 놀라 얼어붙은 남자의 얼굴 C.U. 그 뒤로 아내의 모습 포커스 이동.

 

20. 건설현장 (N/EXT)

 

형사

토사물에 의한 질식사.

 

고개 천천히 끄덕이는 남자

 

형사

사건 당일 선생님의 행동을 보면 주어진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사체를 완전히 처리할 수 없죠. 일단 어딘가에 감춰두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런 무더위에 보름이 넘도록 시신이 부패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었을까.... 물론 선생님의 직업을 생각하면 간단한 일이지만.

 

건물 골조를 향해 시선을 던지는 형사

 

형사 

아내분의 핸드폰도 여기 어딘가 묻혀있겠군요.

고개 떨구는 남자. 그를 쳐다보고 선 형사.

형사

흥미로웠던 점은, 방을 어질러 놓은 모양새였습니다. 뭔가를 찾기 위한 게 아니라, 꼭 전시해놓은 것처럼... 밑에 깔린 옷들은 건드린 흔적이 별로 없는데, 위에 놓인 옷들만 바닥에 잔뜩 흐트러져 있더군요.

 

남자

(형사에게 고개를 돌리며) 제가 한 짓이 아닙니다.

 

형사 

알고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저희도 조금 혼란스러웠습니다.

  

남자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아이가 죽어가도록 방치해놓고서,

그 책임을 모면해보겠다고 그렇게 어설픈 연극을...

형사

연극이란 걸 알게 된 건...

 

 깊게 담배를 한 모금 빨고는 길게 연기를 내뿜는 형사. 연기가 남자의 얼굴 쪽으로 향한다. 찡그린 표정으로 얼굴을 돌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남자.

 

형사

(역시 고개 끄덕이며) 담배도 안 피우시는 분 옷에, 그 정도로 지독하게 냄새가 찌들만한 장소가... 흔치는 않죠. 그래서 옷을 숨기셨군요.

 

남자

(넋 나간 듯 웃으며) 우스운 짓이죠.

 

형사

그리곤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다시 아기의 시신을 숨기고...

 

체념한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도리질치며,

 

남자

차가운 해부대 위에서 다른 사람 손에 조각나는 게 싫었습니다. 정말입니다.

나중에, 내 손으로 다시 곱게 묻어주려고...

21. 몽타쥬

바닥에 널브러진 아내의 시체 앞에서 안절부절 하는 남자. 상의를 벗기고 있을 때 통통 문 두드리는 소리

V.O

택배왔습니다.


숨죽이고 있다가 상의를 세탁기에 급히 던져 넣고 아내의 핸드백을 뒤져 핸드폰을 꺼낸다. 순간 급히 안방으로 뛰어들어가는 남자.


주차장. 주변을 살피며 차 트렁크를 열고 큰 가방을 조심스럽게 넣는다.


도로변. 멈추는 자동차. 심호흡 하고, 주머니에서 아내의 핸드폰을 꺼내 최근 통화목록을 뒤진다. 바들바들 떨리는 손. 핸들에 고개를 묻는다.

 

22. 건설현장 (N/EXT)

조수석에 앉아 고개를 묻고 있는 남자. 기대고 있던 조수석 문에서 몸을 일으켜 몇 걸음 물러서는 형사,고갯짓을 한다. 문을 열고 힘없이 나오는 남자. 무표정한 얼굴로 한동안 남자를 바라보고 선 형사.

형사

(미간을 찌푸리고 남자를 바라보다) 부인은 거짓말이라는 걸 순순히 인정하던가요?

 

남자

(고개 저으며) 하지만 그 얼굴을 보면, 누구라도...

23. 아파트 (D/INT)

가늘게 도리질 치지만 체념한 듯 망연히 촛점을 잃는 아내의 눈동자 ECU. 어깨를 움켜쥐고 있던 손이 목으로 향한다. 목 ECU. 양쪽 엄지손가락이 여자의 목을 파고든다. 활처럼 휘어지는 여자의 상체. 젖혀지며 신음을 토하듯 경련하는 여자의 목덜미. 목을 조르던 손에서 순간 힘이 빠진다. 손아귀에서 벗어나자 거칠게 들이내쉬는 여자의 숨소리. 카메라, 목을 조르고 있던 손을 따라 올라가면 형사의 얼굴. 천천히 일어나 참담함과 안스러움이 뒤섞인 얼굴로 내려다보고 선 형사. 고개를 돌려 담배를 찾아 꺼내든다. 그 너머로 흐릿하게 보이는, 바닥에 주저앉은 형사의 아내. 처연하게 흐느낀다. 형사 얼굴 CU. 담배에 불을 붙여 길게 연기를 내뿜으며 입을 연다.  

24. 건설현장 (N/EXT)

형사

그 얼굴에서 무엇을 보았습니까?


머뭇거리며 형사의 눈치를 살피는 남자. 그때 입에 물고 있던 담배꽁초를 바닥에 뱉고, 남자의 목덜미를 향해 순식간에 손을 내뻗는 형사. 형사의 한손에 목덜미를 잡힌 채 컥 소리내며 활처럼 휘어지는 남자의 상체. 두손을 바둥거리지만 이내 바닥에 털석 무릎을 꿇는다. 형사, 목을 움켜쥐고 있던 손을 푼다. 앞으로 고꾸라져 거센 숨을 토하는 남자. 그 모습을 다시 한동안 바라보고 서 있는 형사.   


형사

(비 오듯 흐르는 땀을 닦고, 거친 숨을 추스르며 아무 일 없다는 듯) 이번 여름에는 도무지 더위가 수그러들 생각을 않네요. 숨이 턱턱 막힙니다.


그때 형사를 피해 비틀거리며 건설 중인 건물 골조 계단을 터덜터덜 오르는 남자. 그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이는 형사. 비틀비틀, 그러나 필사적으로 계단을 오르는 남자. 연기 내뿜으며 돌아서는 형사. 10층 쯤 올라갔을까, 허리를 꺾고 미친 듯이 헐떡이는 남자. 털썩 꺾이는 무릎. 등을 바닥에 대고 드러눕는 남자. 거칠게 숨을 들이 내쉰다. 호흡에 따라 들썩이는 가슴. 두 손을 들어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덮는다. 서서히 손이 내려와 자신의 목을 향한다. 시멘트 골조 저 멀리 넘실대는 네온의 바다. 천천히 포커스 아웃되다가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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