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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을 보고 난 후, 해석. 무엇이 정답인가?

Rafa
2019년 10월 04일 02시 14분 49초 1650 5

안녕하세요. 요즘 막연한 답답함에 잠 못 이루는 20대 남성입니다.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보고 너무나도 많은 생각이 들어 머리도 복잡하고 호흡도 힘들어질 만큼 힘들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잠 못 이루다가 저와 같이 모호함의 파도 속에서 몸과 마음이 힘든 분들과는 공감을, 혹은 영화를 본 후 풀리지 않던 해답을 찾아 더욱 굳건해지신 분들께는 견해를 얻고자 늦은 시간 제 생각을 적어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요즘 대한민국의 상황을 보면서 이념의 대한 생각이 굉장히 많아지는데요. 

이십대 초반에 군 전역을 하고 얼마 뒤 온갖 비리가 들통난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보수 정권의 몰락, 국민의 힘으로 다시 뽑은 진보 대통령과 진보 정권의 득세를 지켜보며 저는 권선징악의 카타르시스를 느꼈습니다 . 

그리고 국민적 자긍심이 매우 드높았었죠. 보수정당은 사회의 '악'. 없어도 될 존재라고 생각했을 정도이니까요. 

절대의 '선'은 진보라고 생각했고 진보가 정권을 잡은 그 시점부터 앞으로 우리나라에 좋은 일만 있을거라는 확신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작금의 국내외 정세를 지켜보며 그 신념에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절대의 선이라고 생각했던 진보 정권에서도 역시 추악한 비리가 존재했고, 과거에 그들에게 열렬한 신뢰와 찬양를 보냈던 제 자신에게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무엇을 믿으며 살아가야 하는가, 이 세상에 선과 악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들면서 바닥이 보이지 않는 심연으로 떨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는 사회주의나 자본주의 어느 것 하나에 깊이 탐구해보거나 심취해 본 일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 가족과 친구들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서 나라의 이데올로기를 어느 쪽으로 정해야 좋을까 에 대한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정말 여러가지 고민을 해보았습니다만. 아직도 답을 모르겠네요. 이 글도 이 전에 몇번의 글을 지우고 다시 쓴 글입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사회주의는 결국 공산주의적 유토피아를 지향하는 이념으로 알고 있는데, 그 자체로는 아름다우나 과거 그 어떤 국가도 이것을 이룩해낸 역사가 없었기에 이것을 쫓기엔 너무 허황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인간이 부족 단위로 생활을 하고 수렵 채집을 하며 자급자족을 했을 때엔 가능했었을지 모릅니다. 영화에 나오는 아메리칸 인디언들이나 아마존에 살았던 부족들 처럼 말이죠. 

하지만 그들은 결국 국가로 발전하지 못했고, 사유재산을 인정해서 국가를 이룩한 자들에 의해 몰락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지구는 자본주의자들의 세상이죠. 이러한 지구에 대세를 거스르고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한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아니 가능하다 쳐도 주변국들에서 가만히 둘까요? 영화에서 보면 기득권인 박사장은 선을 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구의 기득권들인 자본주의자들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기존의 국가를 전복시키고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한다고 하는것은 명백히 선을 넘는 행위이니까요.

 

"가보지 않은 길".  현 정권의 슬로건 중 하나 입니다. 이 가보지 않은 길에 끝에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막연히 두렵습니다. 인간의 본성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요? 어떨 때는 남들의 우위에 서서 권력을 잡고 싶은 것이 인간 인 것 같다가도, 어떨 때는 차별과 계급이 없이 모두가 평등함을 원하는 것이 인간 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저 자신도 하루 하루 이 두가지 욕구를 동시에 느끼며 살고 있으니까요. 결국 영원한 진리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그때의 상황과 처지에 따라 "진리라고 여겨지는 것"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이동하는 것이죠.

 

답을 찾고 싶어 이 글을 적기 시작했지만 결국 답이 없는 것을 쫓고 있었던 거 같아서 마음이 공허합니다. 해답이 정해져있고 그 답을 찾는 것에 익숙한 저로서는 굉장히 좋지 않은 기분을 느낍니다. 저의 생각에 대해 여러분의 견해를 자유롭게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욕설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PS. 글을 다시 읽어보니 중구난방이라 가독성이 낮은 글이 된 점 죄송합니다. 글을 정돈해서 다시 쓰고 싶지만 이 글을 쓰는 데에도 이미 1시간이 넘게 걸렸고 다시 쓴다해도 더욱 복잡한 글이 될 것 같아 다시 쓰지 않았습니다. 널리 양해부탁드립니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astwood
2019.10.04 12:32
gato
2020.01.07 15:00

정답이 있겠습니까?!   정당도 진보니 보수니 나뉘어서 싸우고,  권력을 좋아하는 사람, 실어하는사람 ... 다양한 구도와 사람이 존재하니 말이죠...  다양성을 받아들이세요.   본인이 좋아하고 관심가는 분야에서 조금씩 배워가보세요.

 

보컬트레이너
2020.04.04 12:30
오래된 글인데 이제 봤네요 ㅎㅎㅎ 제 의견도 나누고 싶어 댓글합니다. (쓰다보니 많이 길어졌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선거를 포함해서 현대민주주의 특히 의회민주주의의 핵심은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는것' 입니다. 최선이란건 없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애당초 선과는 거리가 머니까요.

게다가 이 '선vs악'의 개념조차 인간 스스로 만든겁니다. (자연과 비교해보세요. 약육강식 힘의논리만 존재하는 정글을 두고 우리가 악이라 부르나요? 하지만 그걸 인간세계로 옮겨놓으면 '악'이 됩니다. 인간은 본능으로만 살아가는, 생존과 종족번식에 모든걸 올인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거든요.)

즉, 국내 정치상황에서 보수vs진보 의 프레임은 정치권 스스로가 '한표라도 더 받기 위해 만들어낸것'일뿐입니다.

시대에 상관없이 늘상 빨갱이 타령이나 하고있고 서민들 삶엔 아무 관심 없는 자칭 보수라는 꼴통과

마찬가지로 시대에 상관없이 늘상 자유 평등의 구호만 있었을뿐 실제 일 할 기회조차 별로 없다보니 현실감각이 특정계층에 몰려있는 (보수층과 정 반대의 특정계층 - 우리는 서민이라 부릅니다.) 자칭 진보라는 꼴통들의 대결입니다.

그 중 어느쪽이 그나마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꼴통이냐를 고르는거죠.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의 안전이나 건강등에 아무 관심없이 지 치장이나 하느라 바빴다는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그 정권에서도 큰 업적은 하나 있습니다. 직장인들이 매년 받고 있는 근로장려금의 확대적용이죠. (이전엔 개념만 있었을뿐 실제 주는걸 본 기억이...ㅎㅎㅎ)

전 스스로 합리적인 사람이 되려 노력중입니다. 그렇기에 이념적 대결이 아닌 정책적 성과만을 놓고 역대 정권을 평가해보도록 하죠.

* 초기 독재정권들은 패스합니다. 그나마 정치다운 정치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던 노태우때부터 평가해보죠.

* 노태우 대통령 - 수많은 악업도 있지만, 정말 잘한 일이 하나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 전국민 확대적용' 이걸 자꾸 박정희랑 엮는 인간들이 있는데, 전혀 아니올시다입니다. 전국민에게 확대적용한건 노태우 시절입니다. (범죄와의 전쟁은 대표적 삽질중 하나입니다. 범죄가 더 교묘해지고 음지로 숨어서 드러나지 않게 만드는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그 이전까지의 범죄자들은 비교적 순진? 했습니다.)

* 김영삼 대통령 - IMF 를 불러온 만고역적입니다만, '금융실명제'를 통해 조금이나마 투명한 금융생태계를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 실명제는 시기상조라며 여야 모두 한목소리로 비난했지만, 밀어붙였습니다. 돌이켜보면 신의 한수입니다. 그때 안했으면 언제 또?

* 김대중 대통령 - IMF 해결하느라 온국민 다 힘들어하는데 거기에 이념갈등까지 증폭되었다면 어땠을까요? 햇볕정책 덕분에 우리나라 건국 이래 최초로 북한에 대한 신경 끄고 우리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덕분에 IMF 조기극복의 성과도 얻어냈습니다. 보수쪽에선 햇볕정책을 나쁜일로 몰아가는데, 대표적 개소리입니다. 당시 김정일은 워낙에 제정신 아닌 또라이라 국제적 협력을 얻어낸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가장 전쟁위협이 높았던 시기입니다. 또한 노태우때 확대적용한 국민건강보험을 국민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가게끔 좀 더 손을 봐서 지금의 체계와 비슷하게 만든 시작이 김대중 대통령 시절입니다.

* 노무현 대통령 - 진정한 언론자유, 민주주의 꽃을 피운 최초의 대통령. 그 이전까지는 대놓고 정권을 욕할 엄두도 못내던 시절이었고, 개그프로에서 대통령을 희화화 한다거나...일개 평검사따위의 쫄짜가 대통령한테 개긴다는건 상상도 못했습니다. (박정희/전두환때 그랬으면 바로 쥐도새도 모르게 척살당합니다.) 국민에게 고개 숙일줄 아는 첫 대통령입니다. 자주국방을 위해 힘쓰고 수많은 FTA 협상을 통해 적어도 '쉽게 망하지 않는 나라'의 기초를 세운점은 평가받아야 할 점입니다. 반대진영의 (언론민주화를 교묘히 이용한) 끝없는 모략과 왜곡, 도를 넘어선 공격으로 마지막이 비극으로 끝난점은 한국 현대사의 최대비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의 체계를 지금과 같이 만들고 실제 적용해서 국민들에게 혜택이 많아지게 만든 정권입니다. 그 외 연금이나 기타 사회보장제도의 많은 부분을 손봐서 저소득층이 살 수 있는 숨통을 열어줬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노무현 대통령 시절을 그리워하는 서민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 - 쩝...정말 이분 만큼은 평가할만한 업적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전 대통령들의 모든 업적을 한방에 갈아엎어버리고 조금이나마 모아둔 국가의 부를...삽질로 다 날려버린 인물이라 뭐라 할 말이 없네요. 원자력발전소 실적 부풀리기등 비리만 잔뜩 저지른 최악의 대통령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 - 개인적으로 그나마 이명박보다는 나앗다고 생각하는건 '차라리 아무것도 안했다'는겁니다. 위에 언급한 근로장려금 확대적용등 평가요소가 일부 있습니다만, 국정농단이나 특정인물에 휘둘려 국가를 휘청거리게 만든 잘못이 워낙 거대해서...'그만하길 다행이다' 가 되겠습니다. 메르스 등 국가적 재난위기때마다 인터뷰용 헤어/메이크업이나 신경쓰던 사람이니 뭐라 더 할 말이 없지요.

* 문재인 대통령 - 지금 우한폐렴(혹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드러나듯 가장 적극적으로 국민앞에 나서고 진두지휘 하는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하고싶네요. 그리고, 현 정권 욕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제대로 된 뉴스조차 안보고 있다는겁니다. 어제밤에도 나왔지만, 모로코를 비롯한 몇몇 나라에 의료물품 지원을 해주면서 그쪽에서 오도가도 못하던 한국 사람들을 국내에 들어오도록 했습니다. 최근 역대 정권중 외교 및 재난대처를 가장 잘하고 있는 정권입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만 일삼고 있는 황머시기 멍청이와는 근본부터 다르죠. 다가올 총선에 대한 각 정당의 공약만 봐도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통합당은 또다시 최상층 재벌만을 배려하는 그들만의 공약입니다. 최대한 합리적이고 중립적 입장에서 평가하려고 해도...자기들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는데 뭐라 할 말이 없네요. 신한국당 시절까지만 해도 그래도 몇몇 의원들은 굉장히 맘에 들게 일 열심히 잘했었는데 지금의 통합당은...그냥 입만 살은 머저리들 집합입니다. ㅡㅡ;; 개인적으로 이부분은 정말 아쉽습니다. 정치라는게 한쪽은 잘하고 한쪽은 못하고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부분이 있는것인데 갈수록 일방적이 되어가고 있으니까요.

** 진보건 보수건 사고 치는놈은 칩니다. 그건 그 개인의 도덕성과 준법정신의 문제입니다. 진영의 문제로 몰고가는건 정치권에서 딱 좋아하는 일종의 떡밥입니다. 국민들을 호구로 만드는 작업입니다. 진영과 전혀 관계없는 인간 자체의 종특이기에 아무리 법과 제도가 잘 되어있더라도 결국 마지막 보루는 각 개인의 도덕성일수밖에 없습니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느냐 지만 잘살려고 노력하느냐...의 '비율문제'이죠. 100% 이타적인 삶이란건 성경속 예수님조차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요.

** 이면에 숨은것까지 들여다보기 위해 노력해보면 많은 부분이 달라보일겁니다. 어찌되었건...그래도 대한민국이 다른곳보다는 살기 좋은곳입니다. 아프리카처럼 자가격리 안지킨다고 국민한테 총질하는 정부는 아니잖습니까.
동업자
2020.04.04 15:14
저느 기생충을 못봤습니다. 보컬트레이너님의 댓글을 보고, 아 이런 글이 있었구나... 라고 생각해서
본문을 찬찬히 읽어보았는데요. 정답?? 저는 언젠가부터 정답보다는 근사치에 더 무게를 둡니다.
머리에 둥둥 떠다니는 생각을 다 말하자니 밤 샐 것 같고, 이런 흥미로운 말을 들은적이 있어요.
프로이트는 틀렸고, 막스는 실패했고, 다윈만 살아 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초예측] 이라는 책에서 이런 주장을 해요.
인터넷이 생기는 것에 투표한 적 있니? 스마트폰은? 이것들이 우리의 삶을 더 근본적으로 바꾸었답니다.
지금은 보수나 진보 어떤 정치도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해요. 이데올로기는 기술에 밀렸답니다.
헌법 제7조는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다' 라고 규정하기 때문에 저는 잘하는건 잘한다,
못하면 진영에 관계없이 졸라리 욕해요. 주권자로써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글쓴님의 지적 허기를 달랠만한 무언가가 있을까.... [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 라는
책을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뒷부분에 의미심장한 내용들이 꽤 있습니다. 당장 떠오르는 한 가지는,
세계화 시대에는 애니웨어 피플과 썸웨어 피플의 격차가 문제가 된답니다. 그 비율이 2대8 정도 된다고 해요.
애니웨어 피플은 세계를 무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고, 썸웨어 피플은 자국 내에서만 경쟁력을 가지는
사람들인데... 이들의 불안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세계화 시대에 자국주의로 회귀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남자 스타일들이 지도자가 된다는 내용입니다. 트럼프, 아베, 푸틴, 시진핑, 김정은, 두테르테....
쓰다보니까 내가 무슨 책장사 같기도 하고.....
차탄천
1
2020.05.07 18:13
이상 회색분자의 '나 중도인데' 하는 철없는 담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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