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촬영 현장에서 연출부가 어떤 일들을 하는지 다 설명하자면 책 한 권으로도 모자라요 ㅎㅎ

실제로 '영화 현장 연출 제작부 실무 가이드' 라고 해서 웬만한 국어 사전 두께의 책도 도서관에 가보면 꽂혀있습니다.

하지만 현장 알바라고 하니...장편 영화 현장이라면 연출지원이겠고, cf나 뮤비나 홍보 쪽이라면 말 그대로 현장 아르바이트생이겠군요.

현장 알바도 상업 영화 현장과 씨에프 뮤비 홍보 쪽 현장에서의 개념이 살짝 달라서... 뭐라고 설명을 해드려야겠는진 모르겠지만,

보통은 현장 알바들이 연출부 / 제작부 딱 나눠서 그에 맞는 일을 하는 경우는 드문 편입니다.

그냥 연출/제작 현장 지원으로 그날 촬영 진행하는데 있어서 모든 필요한 일들을 다 하게 된다고 보시면 되요

물론 그 중엔 힘 쓰는 일도 포함이 될 수 있지만, 너무 힘들어서 남자만 할 수 있다? 그런 건 거의 없습니다.

촬영 현장 스텝으로 있는 여자분들... 대부분 힘 세고 남자만큼 강합니다 ㅎㅎ

본인이 여자라서 못 할까봐 걱정된다면 아예 안 가시는 게 나아요..

남자가 하는 일도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결의를 가지고 현장에 나가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현장 알바로 불렀다면, 부른 사람이 아마도 조감독이거나 피디일 겁니다. 그게 아닐 경우는 그냥 그 회사 직원일 수도 있어요 ㅎㅎ

처음에 사무실 도착하시면, 연출제작 탑차든 스타렉스든 현장에서 쓰일 비품 및 부식부터 다른 알바들과 함께 차에 싣게 되실 겁니다.

그리고 그 차를 타고 촬영 현장으로 이동. (장편 영화가 아니라면, 중간에 렌탈 샵에 들를 수도 있습니다. 무전기나 디렉터스 체어, 테이블 등 수령 가끔 스모그 머신이나 강풍기까지 ㅎㅎ)

스튜디오나 세트장에서 촬영이라면 속으로 쾌재를 부르셔도 됩니다. 로케이션보단 덜 빡세거든요

차에서 내리면 아까 실은 비품들 연출/제작 스테이션에 내리게 될 겁니다. 그 위치는 님을 부른 사람이 보통 정해줄 거니 시키는 대로 하시면 되요 ㅎ

그리고 무전기 하나씩 나눠 갖고, 채널 맞추고, 동시 녹음이 있다면 이어피스도 챙기시고,

연출부 ad박스에서 청테이프 종이테이프 마스킹테이프 두꺼비 장갑 커터칼 등등... 기본적인 비품들 챙기시고,

다른 파트 스텝들이나 배우들 도착하면 주차할 수 있는 자리 마련해놓으시고

아침으로 김밥이나 맥모닝을 가져왔다면 다른 스텝들한테 나눠주시고(이때 그날 일일촬영계획표 혹은, 타임테이블도 같이 나눠주는 게 좋습니다 ^^ 보통은 키스텝들, 씨에프라면 클라이언트와 대행사 사람들까지만)

그리고 배우(모델) 대기실/드레싱룸은 어딘지 화장실은 어딘지 메인 스팟(촬영이 진행되는 지점)은 어딘지 빨리 파악해 놓으세요. 님이 연출/제작부면 다른 파트 스텝들이 항상 물어볼 겁니다 ㅎㅎ 화장실 어디냐고

티테이블(현장 인원들을 위한 간식 테이블)은 좀 천천히 세팅해도 되는데 어디 쯤에 만들어 놓는 게 좋을 건지 미리 봐두면 좋겠죠?

흡연 구역 정해두시고 쓰레기 봉투 곳곳에 청테이프로 매달아 놓으시고 등등등등

이게 보통 현장 알바들이 촬영 현장 도착하면 처음으로 하게 되는 일들입니다. 님 혼자 다 하는 건 아니고 분업을 하든가 같이 하게 되죠. 그냥 윗 사람 지시를 따르시면 되요.

촬영이 시작되면, 저 같은 경우는 현장 알바들 경험도에 따라서 스팟에 두느냐 외곽에 배치해놓느냐 결정하는 편인데 님 같은 경우는 처음이시니 아마 스팟에서 촬영 진행 서브를 본다던가 제작 센터를 본다든가 하는 건 힘들 겁니다.

아마도 외곽에서 티테이블 지키고 있거나 쓰레기 줍거나 로케이션이라면 차량 행인 통제하거나 잔심부름 위주로 하게 될 거예요

촬영 현장이 다 똑같은 게 아닙니다. 같은 작품도 회차마다의 장소도 다르고 상황도 다르고 촬영 분량도 다르고 항상 달라요

그때 그때 그에 맞춰서 움직이려면 역시 경험이 필요합니다.

누가 여기서 님한테 렉카씬 찍을 때는 연출부는 어떻게 하고, 강우기 불렀을 땐 어떻게 하고, 세트에선 어떻게 하고 야외에선 어떻게 하고 배우 케어는 어떻게 하고 다 설명드리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냥 이것만 기억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일단 시키는 것만 잘 하시면 되요

그리고 절대 위험한 일은 하지 마시구요

촬영 현장에서 뛰는 건 안되요 기름처럼 조용하고 꾸준히 움직이세요

촬영 현장 진행에 필요한, 그리고 님이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촬영팀은 촬영만 신경쓰고 미술팀은 미술만 신경 쓸 것이고, 헤어 분장 의상 특효 밥차 등등 모든 팀들이 자기가 맡은 일만 신경쓰겠지만, 연출/제작팀은 그 작품 전체와 그날 제작 진행 자체를 신경써야 합니다.

제가 설명 드릴 수 있는 건 이정도인 듯하네요

나머진 또 다른 분들이 좋은 말씀 해주실 것 같고..

페이 같은 경우는 10만원이면 짜네요.

하지만 하루 10만원이란 돈이 결코 작은 돈도 아닐 겁니다.

촬영 분량, 일의 강도, 장소 이동이 있는지, 스튜디오인지 로케이션인지, 동시 녹음이 있는지, 그리고 님의 경력...

다 따져봐야겠지만,

그냥 간단하게 집합 시간이랑 예상 종료 시간이랑 오버 차지있는지 물어보고

법정 기준 최저 임금보다 높으면 그냥 경험 쌓는다 생각하시고 하는 것도 좋겠구요

아닌 것 같으면 다른 데 알아보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