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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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졸업작품 [박살중대 이상없다!]의 중대장 역할 배우님을 모십니다.

kh5217
2008년 07월 03일 11시 26분 36초 879
안녕하세요 세종대학교 졸업작품에 실력있는 30대 전후의 중대장역할 배우님을 모십니다.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작품 퀄리티를 위해 쓰여져야 하는 열악한 환경이기 때문에 페이를 지급해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시나리오를 한 번 읽어봐 주시고 좋은 작품이 될수 있겠다고 생각하시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웰-메이드한 장르적인 졸업영화를 만들기 위해 전력투구할 예정입니다.

촬영은 8월 첫째주부터 둘째주까지 진행됩니다. 구체적인 사항은 메일이나 전화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시놉시스

2002년 월드컵 한국 VS 폴란드 본선 1차전 전날. 전역을 하루 앞둔 초말년 병장 강명훈이 중대에 복귀한다.
최소근무인력을 제외한 전병력이 연대전술훈련평가를 나가고 텅 빈 박살중대.
자살미수이등병, 폭행전출상병, 국회의원아들 일병 등만 남은 부대에서 마지막 당직근무를 서던 명훈은
전역을 하루 앞두고 군생활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는데...


#.프롤로그 INT 박살중대 행정반 (낮) - 프롤로그.

화면 밖 어디에선가 소리가 지지직거리며 2002 월드컵 축구 중계방송이 한창 진행 중이다.

따르릉 따르릉!

카메라가 행정반 책상에 있는 전화기를 비추고 있다.
화면 안으로 들어온 손이 받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네 번 벨이 울리자 덥석 수화기를 든다.
동시에 카메라 틸트하면서 전화 받는 인물을 보여준다.

중대 최고참이자 행정반 베테랑 계원 강명훈 병장(24)이다.

명훈 통신보안! 사랑과 웃음이 넘치는 박살중대 행정반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친숙한 목소리에 긴장을 풀며)
아...왜 간부직통으로 전화해요 쫄게.
(표정 굳는다)부대 이상유무요? 잠깐만요.

강병장, 수화기를 손에 얹어 상대방이 듣지 못하게 하고는 프레임 밖의 누군가를 심각하게 쳐다보더니
알았다는 표정으로 고갤 끄덕인다.
이내 거짓여유를 가장해 웃으면서
(여기서부터 카메라가 천천히 뒤로 빠지면서 행정반을 미끄러지듯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명훈 통신보안? 예. 이상없어요. 뭐 별일 있나 맨날 똑같지. 상급부대 혹시 순찰 있어요? 확실하죠? 전처럼 뒤통수치면 안돼. 우리 진짜 대대 지휘통제실만
믿고 있는 거 알잖아.

이런 식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음산한 음악이 깔리면서 카메라는 행정반 복도까지 빠져나온다.

부대가 이상없다는 말과 달리 복도에는 깨진 거울, 핏자국 등으로 엉망이 된 모습이 보인다.
카메라가 계속 빠지다 보면 프레임 안으로 화면 오른쪽을 향해 겨누고 있는 K-2소총 총구가 들어온다.
복도 옆에 [무사고 돌탑 998일]이 인상적이다. 총구가 화면 안으로 들어온 순간 화면이 블랙 되면서

총구에서 불을 뿜는 소리가 난다.
탄피 굴러 떨어지는 소리.

타이틀이 뜬다.


<박살중대 이상 없다!>

#.EXT 부대 앞 (저녁)

노을이 지는 늦은 여름.
길게 자라난 푸른 벼들이 드리워져 있고 풀벌레 소리가 여유롭게 요란한 한적한 시골.

빵빵빵빵빵~!

어디선가 멀리 들려오는 클락션 소리.
이 벽지에도 이미 월드컵의 여파가 깊숙이 침투한 듯하다.
하루 서너 번 운행하는 순환버스가 정류장에 멈춰 선다. 그리고 멀어져 간다.
양손에 꾸러미를 바리바리 싸들고 내리는 군화가 보인다. 광나는 A급이다.

전투모에는 지난 2년간의 분노, 아픔, 괴로움을 단번에 날려주듯
당당히 박혀있는 전역자 개구리 마크.

전역을 하루 앞두고 휴가 복귀하는 중인 말년병장 강명훈(24)이다.
누가 봐도 잘생긴 호남형에 이미 사회인처럼 제법 긴 머리와 구렛나루가 전투모 사이로 많이 비집고 나왔다.

비가 내려 질척한 논두렁을 걷는다. A급 전투화가 진흙투성이가 되고 있지만
‘아무려면 어떠랴’ 하는 표정으로 환하게 웃으며 걷는 명훈.
핸드폰이 울린다. 전화를 받아들고 걸어가는데 저 멀리 부대 위병소가 보인다.

여자친구 NA 오빠 조심해, 말년 병장은 낙엽도 피해가야 된다며.
명훈 NA (짜증)전역 10시간 남은 사랑한테 재수 없게스리.
여자친구 NA 그냥. 믿기지가 않아서 그렇지.
명훈 NA 너 광화문가서 응원한답시고 아무나 껴안고 그러지 마라.
여자친구 NA 피, 살아서 돌아와. 그럼 안 그럴게.
명훈 NA 죽을래? 이게 진짜. 죽긴 누가 죽어. 죽을려고.

#.INT 중대 행정반 (밤)

당직하사관 띠를 차는 명훈.
책상 위에 부대 상황근무 일지에 서명하고.
중대장이 결재 안한 밀린 결재란에
중대장 서명을 위조해서 대리로 사인한다.
하루 이틀 한 솜씨가 아닌 듯 필체의 정교함이 예사롭지 않다.
표정이 영 똥 씹은 듯한 명훈. 슬쩍 중대장의 표정을 살핀다.
매일경제 신문을 정독하면서 주식시세를 살피고 있는 중대장 대위 오현욱(31).

명훈 중대장님 결재 좀 밀리지 말고 그때 그때 하십쇼. 불시검열 오면 어쩌려고
중대장 (딴소리)명훈아 미안하다. 다 훈련 나가고 지금 근무 설 사람이 없다.
명훈 (짜증)건마 세우시면 안됩니까?
중대장 나도 전역 한 달 남았는데. 무슨 사고칠지 알고 걔를 세우냐.
(비트)내일 저녁까지만 서고 가라. 나가서 내 한턱 쏠게.
명훈 중대장님.(한숨) 저 내일 아침이 전역입니다.

#.EXT 공중전화 박스 (밤)

공중전화 박스 표시기에 잔액이 1800원 뜬다.
늦은 시간까지 여자친구와 수다 떠느라 정신이 없는 명훈.

명훈 [영원과 하루]라는 말이 왜 이렇게 와닿니.
드래곤볼에 나오는 [정신과 수련의 방]알지? 꼭 거기 들어온 기분.
왜 이리 시간이 안가....

침묵.
동전 떨어지는 소리.
잔액 표시기에 1700원.
카메라가 여기서 천천히 빠지면

누군가 뒤에서
차가운 총구가 명훈의 뒤통수를 겨누고 있다.

목소리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천딸이?’
명훈 (웃으며 여유롭게)‘불여일떡.’

시시덕거리며 웃는 목소리의 주인공과 명훈.
전화를 바로 끊고 굵고 강하게 서로를 끌어안는 명훈과 목소리의 주인공. 끈끈한 전우애가 느껴진다.
여기저기 사고치고 부대들을 전전하다 박살중대에 자리 잡은 문제병사 조건마(23)상병이다.
우락부락한 근육질에 사람 때려눕힐 날카로운 눈매의 소유자. 명훈을 보더니 씨익 웃으며

건마 야~ 이제 민간인 다 됐는데 말입니다.
명훈 시간이 가긴 간다. 전화하려던 거야? 아버지 좀 어떠셔?
건마 (표정이 어두워지며)예. 그것 때문에.
명훈 아 그래.

자릴 비켜주면 옆에 있는 전화박스로 들어가는 건마. 건마가 번호를 누르는 동안
전화박스에서 나와 유리벽 옆에 서서 선물 보따리들에서 꺼낸 복분자주와 성경을 꺼내 ‘컨디션 광고 처럼’흔들어 보이는 명훈.
서로를 보며 씨익 웃는 두 사람.

CUT TO :

전화를 안 받는지 잔돈이 그대로 다 떨어져 나오고.
옆에 앉아 담배를 태우는 명훈에게 가서 앉는 건마.

건마 (뭉클 술병 흔들면서)강병장님, 진짜 못 잊을 겁니다.
명훈 됐어. 임마. 나갈 때 전해드려라.
건마 덕분에 저 진짜 사람 다됐습니다. 강병장님 아니었음 중대장이고 뭐고
이 씹새들 진작에 다 죽여버렸을 겁니다.
명훈 (연기 뿜으며)그래. 죽이더라도 나 나가고 죽여. 조용히 가자.
건마 농담이지 말입니다. 강병장님 전역하고 진짜 상주함 꼭 놀러 오십쇼.
상주 한우 고기 좀 씹지 말입니다. (봉다리를 보며)애들 줄 거도 사왔습니까?

[Be the reds]티를 꺼내는 명훈.

명훈 너도 하나 갖구. 너 혹시 내 ‘뿌’ 못봤냐?

#.INT 취사장 (밤)

연대전술훈련평가로 최소병력 외엔 모두가 빠져나간 부대.
얼마 남지 않은 병사들이 넓은 취사장에 서너명 보인다.
모두가 명훈에게 선물 받은 [Be the reds]티셔츠를 입고 있다.

근무1,2,3 자지, 박아, 보지!

가위바위보를 해서 최고참인 근무3이 지고 말았다.

근무2 김상병님 딱포 풀어 놔드립니까?
근무3 아씨, 씨발놈아 보지(보)가 자지(가위)를 먹는데 어떻게 자지가 이기냐.
근무1 게임인데 그냥 하지 말입니다.
근무3 (설익은 밥을 뱉으며)이게 밥이야 쌀이야? 씨벌. 설익은 거 먹음 똥 존나 쓸리는데.

똥 씹은 표정으로 취사장 앞에 식판 세 개를 들고 가서 잔반처리도 하지 않은 채 당연하다는 듯 그냥 두고 가는 근무3. 안에 있는 병사에게

근무3 왜? 이 짬 먹고 내가 하리?
근무2 나다 싶음 해야지. 지금 아님 언제 하냐.
근무1 김 일병님 쟤 너무 건드리면 뉴타입 각성하지 말입니다

안에 있는 병사를 골려먹고는 마지막 사람까지 나가고 식당불이 꺼진다.
취사장에만 불이 환하다.

한숨을 꺼져라 쉬고는
잔반 담긴 식판들을 가져와 설거지하는 이등병의 손목.
붕대를 감은 손목에 피가 동백꽃잎처럼 아찔하게 송글송글 배어있다.

칼을 씻다가 갑자기 생각에 잠겨 동작을 멈추고는
자기도 모르게 주르륵 눈물을 흘리는 이등병.
백일 휴가 뒤 적응을 못해 고생하는 관심병사 한미루(21)다.

펑~!

플래쉬가 갑자기 어두운 취사장에 터진다.
놀라서 휙 식당 안을 돌아보는 미루.
불이 꺼진 식당에서
액정사진 화면을 미루쪽으로 향해 들고 있는 명훈이 씨익 웃고 있다.
명훈을 보자 반가운지 환하게 웃다가 부끄러운지 눈물을 훔치는 미루.
딱 보기에도 여린 막내동생이미지다.
명훈이 너무 보고 싶었다는 듯 달려와서 와락 끌어안는 미루.

미루 강병장님!

CUT TO :

설거지를 하는 미루.
명훈은 뒤쪽에서 아주 정성스럽게 A급 군화에 물광을 내주고 있다.

미루 강병장님 생각 많이 날 겁니다. 진짜. 고마웠습니다.

씨익 웃는 미루와 명훈.

명훈 이제 형이라고 불러.
미루 (경직)아닙니다. 강병장님.
명훈 (다정하게)형이잖아.
미루 .....
명훈 형 이라고 해봐~

굉장히 조심스러워하다가.

미루 ...형...
명훈 얼마나 좋아.
미루 저기요.
명훈 (다정하게)왜?
미루 부탁이 하나 있는데요.......
명훈 뭔데?

왠지 수줍게 말을 잊지 못하는 미루.

미루 저기...저 내일 외박나가는데...콘돔 사용법 좀 알려주심 안될까요?

벙찐 표정의 명훈에서

CUT TO :

천장위에 대롱대롱 물을 채운 장갑이 흔들린다.
식탁에 앉아서 서툴게 파를 다듬고 있는 미루.
명훈이 철판을 넣고 찜통을 닫은 뒤
싱크대에서 콘돔에 물을 가득 채워 가지고 미루 앞으로 온다.

명훈 봐. (천장위에 걸린 물을 채운 장갑을 가리키며)저것처럼 새지 않는지 꼭
확인을 해. 새끼~ 좋아한다.

물이 찬 콘돔 속에 5.56mm 보통탄피(일종의 부적)를 집어넣는 명훈.

명훈 을지포커스 파견 갔을 때 양키들한테서 얻은 5.56mm 보통탄이거덩.
이거만 있으면 전역 때까지 문제없지.
미루 고마워요. (조심스레)형.......

귀여운 동생 보듯이 볼을 꼬집어 주는 명훈.

명훈 시간 금방 간다. 나 없어도 꿋꿋하게 잘 지내. 건마한텐 알아서 기고.
미루 (어두운 표정)네.
명훈 힘내 짜샤! 힘내자 한미루, 알았지?

어깰 두드려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면서 윙크를 하는 명훈. 돌아서는데

미루 형!
명훈 왜.
미루 형 꼭 터미네이터 같아요.
명훈 십쉐리야. 너 그러다 조루한다.

라고 말하고는 서로 아쉬움이 있는지 그저 바라보다가

명훈 (피식 웃고는)잘살아라.
미루 (경례)박살!

insert - 시계. 밤 11시.

마지막으로 취사장 정리를 마무리하고
찜통에 쌀을 넣으려고 뚜껑을 여는데
뭉클해진 미루.

찜통에 미루가 좋아하는 던킨 도너츠 바바리안 필드가 4x3열로 가지런히 놓여있다.
그 위에 메모가 한 장 놓여있다.

[행군할 때 논에 깔린 서리가 도너츠가루로 보였다는 얘긴 또 처음 듣는다. 많이 먹어라~!]

디졸브.
아침햇살에 비치는, 도너츠를 놓았던 찜통자리에 알맞게 잘 익은 쌀밥.
꼭지를 아무리 잘 잠가도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 수도꼭지.
물방울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식판들.
물에 불려둔 밥판에 어디선가 떨어져 떠다니는 세잎 클로버.
시간은 9시 15분.
뒷정리를 마치고 기분 좋게 A급 전투복과 명훈이 닦아준 전투화를 신고 환하게 웃는 미루.
새 전투화가 취사장 바닥에 더러워질까봐 까치발로 조심스럽게 걸어 나온다.

#.INT 행정반 복도 (아침)

복도에 벽돌로 쌓아놓은 무사고 999일! 이라고 써놓은 [무사고 돌탑]이 보인다.
그리고 현수막을 천장에 걸고 있는 국회의원 아들 서봉교(23)일병과 정비병 김수석(22)일병이 보인다.
둘 다 [Be the reds~!]티셔츠 차림이다.

봉고 준비됐냐?
수석 예!
봉교 수평 맞는지 확인해.
수석 알겠습니다.

<환 1000일 무사고 기념 XX당 국회의원 여러분의 방문을 환영 합니다 영>

라고 쓴 현수막을 걸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봉교 이정도면 됐겠지?
수석 괜찮은데 말입니다.
봉교 내려가자.

사다리에서 내려오는데 싱글벙글하며 걸어오는 미루가 보인다.

봉교 오 한똥, 외박 나가냐?
미루 (멋적은 듯 웃으며)예.
봉교 시발 군대 많이 좋아졌다. 부대원들 다 훈련 나갔는데 누군 손목 그었다고
관심위로 외박 보내주고.
수석 서일병님 아버지 오면 조기전역 시켜달라는 거 아냐? 알아서 기어라.
미루 서일병님, 근데 그거 진짭니까?
봉교 뭐?
미루 간첩이나 탈영병 잡으면 조기전역 시켜준다는 거.
봉교 뻥카지 새꺄. 전역을 어떻게 시켜. 1년 휴가 받는다더라.
수석 전역은 아니래도 1년이면 좀 짱이지. 왜? 친구 중에 탈영병 있냐?

오! 굉장한데? 하는 표정을 짓는 미루.

#.INT 중대장실 / 행정반 (낮)

스포츠 신문 1면을 보고 있는 행정반의 병장 강명훈.
[격돌 한국 VS 폴란드] 따위의 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미루가 행정반으로 들어오면서 명훈에게 경례를 붙인다. 중대장실에서 고성이 오가자 안을 보는 미루.

중대장 목소리 야이 개새끼야. 니가 지금 휴가 보내 달라고 말할 처지야?
이런 쌍놈새끼가.
건마 목소리 중대장님! 그게 아니잖습니까!

무시무시한 인상의 문제병사 조건마(23)상병의 눈 클로즈업.
시점샷 벽에 붙어있는 호랑이 그림. 마치 건마의 성품을 반영하듯 강하고 불같아 보인다.
그림을 쏘아보던 건마의 눈동자가 왼쪽으로 돌아 중대장을 본다.
건마의 시점으로 보는 마우스를 쉴새 없이 움직이는 손.

중대장 목소리 씨발....

3과 동일. 쏘아보는 건마의 눈동자.
연기를 내뿜는 중대장의 입 C.U. 길다란 담뱃재가 툭 떨어지고.
노트북에 떨어진 재를 털어낸다. 노트북 화면에는 연일 하안가를 치고있는 주식시세가 디스플레이되는 중이다.
살짝 역광으로 어둡게 실루엣으로 보이는 중대장의 권위적인 앙각 B.S 재를 털어내면서. 입에서 내뿜는 연기.
침을 뱉어 재떨이에 담배를 끄고.

중대장 많이 다치셨냐?
건마 철근이 떨어져서 어깨를 관통하셨다고.......수술 들어가신답니다.

중대장, 노트북을 덮고 다시 담배에 불을 붙인다.

중대장 (건성으로)죽어 가신데?
건마 그 정도인지는.......잘 모르겠습니다.

축구하다가 다쳤는지 깁스한 오른발을 거만하게 책상에 올리면서 의자 뒤로 등을 제낀다.

중대장 그럼 안 나가도 되겠네.

중대장을 쏘아보는 건마의 눈을 짧게 보여주고.
각 잡고 앉은 자세에서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는 건마.

중대장 학군단 동기 중에 오발해서 어깨 뚫린 애가 있었는데. 다 살아 안 죽고.

무신경한 중대장의 싸가지 없는 말투에 참지 못하고 일어나는 건마
어금니를 앙다문다.

건마 그게 그런 상황이....그런 게 아니잖습니까!

행정반에서 듣고 있던 강병장이 안쪽을 걱정스레 바라본다
(같은 방안에 중대장실은 캐비넷으로 따로 칸막이를 해놓았다.)

중대장 목소리 어라? 이 새끼 봐라? 너 지금 나한테 개기냐?

거울에 비치는 약간 삐딱하게 열중쉬어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건마의 모습.

건마 아닙니다.
중대장 목소리 이 새끼가 정말 분위기 파악 못하고!

뻥!

공을 걷어 찬 것이 행정반 쪽으로 굴러온다.
외박신고 하러 왔다가 기가질러 어쩔 줄 모르는 미루.
시계를 본다. 벌써 9시 40분이다.

중대장실.
공에 맞아 얼굴이 벌겋게 된 건마의 측면 클로즈 업.

중대장 목소리 영창 보내도 시원찮은 새끼가. 중대장 전역 1달 남았다고 맞먹냐? 이새꺄.
건마 정말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어떡하실 겁니까?!
중대장 목소리 미친새끼 아냐 이거. 그러니까 진단서를 끊어오라고. 영창 2번에 소대장
폭행해서 전출 온 새낄 내가 어떻게 믿어 이 새끼야.

불 같이 노려보는 건마.
중대장 어이없어하고.

중대장 하쭈? 한 대 치겠다?

눈 내리까는 건마. 접고 들어간다.

건마 아닙니다.......
중대장 (이죽거린다)아니긴 뭘 아냐. 수틀리면 나도 쳐봐.
니네 소대장도 골로 보냈더만. 나도 덕분에 3주 일찍 조기 전역 해보자.
깡패새끼.......내가 이런 말 까진 안하려 했는데. 생활 기록부 찾아보니까
니네 집 종자가 좀 문제가 있는 집구석이더만.

[제발 제발 제발 제발]
메모지에 거의 강박적으로 끄적 거리고 있는 명훈. 그때,

중대장 목소리 넌 뭐야!

명훈이가 딴생각하고 있는 사이에 참지 못하고 들어가 버린 미루.

미루 (화들짝 놀라서 왼손으로 경례한다)추 충성!
시 신고합니다 ! 이병 한! 미! 루~! 는 2002년 X월 X일부터 X월 Y일 까지 1박 2일의 관심 위
로 특박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 합니다.

미루의 돌발행동에 행정반에서 이마를 치며 고갤 절레절레 흔드는 강병장. ‘내가 못살아.’하는 표정을 짓고

미루 박살!

정적이 흐른다.

경례붙인 왼손을 스르르 내리며 건마의 눈치를 보는 미루.
러닝셔츠로 비집고 나온 건마의 살기 넘치는 등근육. 불끈불끈 뭔가 분노한 듯한 무서운
뒷모습. 한껏 쫄아버린 미루의 표정.

중대장 가지마.

‘예?’하는 표정으로 중대장을 멍하게 바라보는 미루

미루 (어리버리 상황파악 전혀 못함)저...잘 못들었습니다?

부르르 떨리는 건마의 단단한 팔뚝 뒷모습.

중대장 나가지 말라고! 너 같은 범죄자 새끼가 지 부모 아프다고 병원에만
잘도 붙어있겠다!

꽈악! 쥔 건마의 주먹.
강렬한 건마의 불똥이 튀는 눈빛!

미루 (무개념. 내 얘기 아니구나 하는 표정으로 뒷통수 긁으며)저,
나가봐도 됩니까?

중대장 다릴 내리고 벌떡 일어나며 화를 버럭 낸다.

중대장 아이, 저 새낀 또 뭐야! 다 안 나가?!
건마 (울컥)국회의원 아들놈이 사정했으면 이렇게까진 안나왔을 거 아닙니까?!

밖에서 듣다가 놀라 벌떡 일어서는 명훈.

중대장 뭐? 아니 근데 이 씨발놈이!!

중대장 건마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날리고!
건마와 한바탕 뒹구는 모습을 보고 어쩔 줄 모르는 미루. 놀라서 프레임 아웃.
명훈에게 도움을 청하려

중대장 목소리 이런 개새끼가! 애비도 전과자더니 어디서 감히!

둘러매치고 때리고 욕하는 소리 계속 들리고 미루가 말려달라고 명훈을 찾으며 행정반으로
나온다. 카메라 미루 따라 패닝하면. 명훈이는 그새 어디론가 자릴 피한 상태다. 휘말리고 싶지 않은 듯.

중대장 그래도 인생이 불쌍해서 전과자는 안 만들려 했는데!
넌 내일부로 15박 16일이야. 인간취급해주니까!

#.INT 화장실 / 복도 (낮)

군장을 맨 채 땀을 비오듯 쏟으며 세수를 하는 건마. 살기어린 얼굴표정을 가까스로 누르며 돌아보면 창가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명훈의 어두운 표정. 건마 왠지 명훈에게는 미안한지 천천히 다가와서 담배를 두 손으로 받는다. 명훈의 깊은 한숨.

명훈 건마야.(연기 뿜으며)나 오늘 전역이다. 사실 2시간 전에 나갔어야 했고.
건마 .......
명훈 오늘은 니가 참아라. 부탁이야.
건마 강병장님 죄송하지만 가시는 마당에 저 안 건드리셨음 좋겠습니다.

심각하게 명훈을 바라보는 건마의 표정에 잔뜩 긴장한 명훈.
하지만 이내 긴장을 풀고 제법 선하게 웃어 명훈을 안심시키는 건마.
그간 강병장을 충실하게 따라왔던 건마다.

건마 장난입니다. (씁쓸히 웃으며)제가 언제 강병장님 말 거스른 적 있습니까.
(포켓성경을 꺼내 보이며)신자 아닙니까. 죄송합니다.
명훈 미안.
건마 아닙니다. 아직 여기 군대 아닙니까. 나가서야 형동생이지. 잘못했습니다.
명훈 그래. 머 너도 설마 중대장이 영창 보내겠어. 힘내라.
건마 알겠습니다.

어깨를 툭툭 쳐주고 나가는 명훈.

안심이 되어서 화장실을 지나가는데
군장을 매고 사색이 되어 지나치는 미루와 마주치는 명훈.
고갤 숙인 채 의기소침해서 걸어가는 미루. 명훈을 보자 애원의 표정이 역력하다.

미루 강병장님.
명훈 (시침 뚝)왜?
미루 화장실 가십니까.
명훈 아니. 왜?
미루 혹시 안에 조건마 상병 있습니까?
명훈 어? 어........글세?

왠지 애원하는 표정이 된 미루.
왠지 외면하려 드는 태도에 살짝 실망내지는 맥이 빠진 미루.

미루 .......
명훈 .......
미루 이제 나가십니까?
명훈 아니 저녁에. 1승 할 수 있으려나?

왠지 어색해져서 미루를 보지 못하는 명훈. 절망한 표정으로 맥이 빠져 지나간다.

미루 이겨봐야 여기선 괴롭기만 하지 말입니다. 박살.

명훈이 뒤를 돌아본다.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는 미루.
조심스레 화장실 앞에 가서 손잡이를 열가 말까 망설이는 명훈.

#.INT 복도 / 화장실 안 (낮)

손잡이를 미는 손. 뭔가 안에서 걸려 열리지 않는다. 화장실 안에서 물소리가 들려오고.

병사 어?

문을 열려하자 쿵하고 세게 안에서 닫겨 버린다. 뻥찐 채 서있는 병사.
이 병사는 명훈이 아니다. (조형의 유사성으로 시간을 점프)

화장실 안.

세면기. 물이 수도에서 흘러나오고 핏물이 번졌다가 천천히 맑아진다.
떡실신한 채로 화장실 앞에 쓰러져 있는 미루.

건마 한똥
미루 (너무 아파서 말을 못한다)
건마 대답안하냐?
미루 이병 한똥.....
건마 (걷어차면서)좋냐? 씨발.
고참은 부모님 아파도 씹새야.
너 같은 존만한 새끼 때문에! 영창가게 생겼는데.
좆도 짬찌끄래기 이등병 개새끼가! 어휴!! (제 분을 못 참고 똥휴지통을 미
미루의 머리에 집어 던진다)올 때 빈손으로 오지 말고 개념 꼭 들고와라. 너
나랑 아직 7개월 남았다.

밖으로 나가는 건마.

화장실에서 나오자 명훈이 화장실 앞에서 어쩔 줄 모른채 서있다.

건마 ........
명훈 ........
건마 뭐 하십니까?
명훈 어...그게...
건마 화장실 고장났습니다. 다른 데 쓰십쇼.
명훈 (힘없이 고갤 떨구며)어...그래
건마 가시는 마당에 똥물 튀면 안되지 말입니다.

라고 뼈있는 한마디를 툭 내뱉고 나가는 건마.

#.INT 행정반 (낮)

CCTV 모니터로 보이는 부대 밖으로 나가는 미루의 뒷모습.
나른하게 자리에 앉아서 미안한 표정으로 CCTV를 보는 명훈. 흠짓 놀란다.

미루가 CCTV 폐쇄회로 카메라 쪽을 보더니 씨익 웃으면서 씩씩하게 손을 흔들어 보인다.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서 한숨을 쉬며 웃는 명훈.
화면을 줌 해본다. 미루의 A급 전투화가 두들겨 맞는 통해 더러워진 것이 확연히 보인다.

#.INT 취사장 안 (낮)

깨끗하게 닦은 자신의 A급 전투화를 놓고 가는 명훈.
대신 구두 앞이 괴상하게 파여서 누구나 식별 가능한 미루의 B급 전투화로 갈아 신는다.

#.EXT 중대행정반 지붕(낮)

안테나를 고정시켜 화질을 잡으려는 정비병 김수석 일병이 보인다.
굉장히 미묘하게 움직인다. 무슨 행위예술 하는 사람 같이 조금은 우스꽝스런 모습.

봉교 목소리 그래 거기!!!

#.INT 중대 행정반 (낮)

프로젝터렌즈에 불이 들어온다.
전지를 발라 급조한 스크린에 뜨는 월드컵 한VS폴란드전 경기 방송이 나온다.
봉교가 화면이 흔들리지 않게 전지 모서리를 테이핑한다.
카메라 트랙 아웃하면 천천히 빠지면서 화면이 맑아지는 순간이 온다.

봉교 됐어 고정!
수석 목소리 나사가 빠져서 고정이 안됩니다!

봉교가 중대장 쪽을 바라보며 ‘어떻게 할까요?’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으면
야전침대 앞에 증권시세를 띄운 노트북과 과자 안주를 놓고는 거만하게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있는 중대장.

중대장 (당연하다는 듯 나지막이)버텨라.
봉교 수석아~! 미안한데 90분만 버텨라!
중대장 골 들어가도 근무의 연장이니까 흥분하지 말고 위치 사수하라고 해.

카메라 계속 뒤로 빠져 행정반 전체를 비춘다.
봉교도 리모컨으로 프로젝터 세부조정을 마치고는 들뜬 표정으로 자기자리에 가서 앉는다.
계원 책상에 서서 중대장 눈치를 살피며 전화를 받고 있는 명훈이 보인다. 표정이 완전히
심란하다.

봉교 (자리 자리에 앉으면서)형 안봐?
명훈 (화들짝 과만하게 놀라며)어 그래.

명훈이 자리에 앉아 화면에 집중하자 긴장한 표정으로 고갤 돌려 수화기를 귀에 바짝 대고
수화기 너머에서 샤워기 물소리가 들린다.

명훈 너 미쳤니? 요새 점프 뛰었다가 헌병대에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
미루 목소리 형 진짜 미안해요. 나 진짜 못 참겠어. 형 중대장 필적 위조 잘 하잖아요.
가라휴가증 하나만 만들어 줘요.
명훈 이 녀석아 중대장 도장이랑 인사과 가서 휴가증도 훔쳐야 되는데.
미루 목소리 형 부탁 이예요. 제발! 너무 보고 싶은데. 서울에 일이 있어서 오기 힘들데 요. 참으려 해봤는데 미칠 거 같아요. (울먹)
명훈 (난감하게 주위 눈치를 보다가)수송부 뒷길 철책 앞으로 나와서 기다려.
걱정마. 형이 다 알아서 해줄게. 그래.

전화기를 끊는 명훈.

중대장 누군데 이리 통화가 길어?
명훈 (화들짝)아, 미루한테서 연락 왔습니다.
중대장 (심드렁)여관 잡았데?
명훈 아...예.
중대장 보드에 여관 호수랑 연락처 적어놔.
명훈 알겠습니다.

TV에 열중해 있는 중대장을 보는 명훈.

과자를 먹으며 느긋하게 TV를 보는 중대장. 명훈의 시점쇼트로. 깁스한 발 안쪽을 긁어대며 희희낙락하고 있다.

조심스레 눈치를 보며 보드쪽으로 가는 명훈.

중대장 저 폴란드 애 말야. 검은새끼.

중대장실 들어가는 쪽 보드 앞까지 와서 멈칫 눈치를 보는 명훈.

봉교 올리사데베 말씀이지 말입니다?
중대장 그래 저 깜둥이. 귀화한 놈이지?
봉교 그렇지 말입니다.
중대장 저 새끼가 좀 날고 긴다매?
봉교 에이, 나머진 다 좆밥입니다.

조심스레 중대장실로 들어가는 명훈.

중대장 그래, 씨발 주식은(노트북 닫으며)반 토박 났어도 축구라도 1승 올려야지.

치칙! 갑자기 그레이 끓는 화면.

중대장 봉교야 이거 또 왜 이러냐?
봉교 (창문에 대고)수석아!
중대장 야이 새끼야! 부동자세 안 취해? 에이
봉교 스톱! 거기 고정!
중대장 잘 좀 하라고 해라. 좀. 응?(고갤 돌린 채)
중대장 야 강명훈!
명훈 목소리 병장 강명훈.
중대장 뭐하냐?
명훈 목소리 보드 마카 떨어졌는데 말입니다.
중대장 너 전역증 가지고 나가려던 거 아니지?
명훈 목소리 그러니까 빨리 보내 주십쇼. 죽겠습니다.
중대장 그냥 축구 보구 가 임마. 내 진짜 나가서 함 쏠.
봉교 (흥분)슈웃!!!!

아깝네요 어쩌구 하는 멘트가 방송에서 나오며 깁스한 상태에서 흥분해 벌떡 일어나는 중대장.

봉교 아!!!
중대장 유상철 저 개새끼 저거! 아휴!
봉교 (괜히 정비병한테)야! 똑바로 안 서?!

그 와중에 몰래 행정반을 빠져 나가는 명훈.

#.INT 인사과 (낮)

계원 서랍을 열자. 안에 휴가증 양식보다 먼저 들어오는 건
자신의 전역증이다.
‘이게 전역증이군.’
꺼내서 앞뒤를 만져보고 주머니에 챙겨 넣을까 하다가.
전역증을 다시 넣고 휴가증을 꺼내 가라 사인과 도장을 찍는데

덜컥~!
문을 열고 갑자기 들어오는 봉교.

봉교 뭐해 형?
명훈 깜짝이야!
봉교 빨리 와. 근무교대 인원들 기다려.
명훈 (투덜)야 나 공식적으론 전역자야. 니가 좀 하면 안되냐.
봉교 좀 해줘. 난 짬없어서 안돼.

라고 대화 하면서 은근슬쩍 휴가증을 주머니에 집어넣는데 성공한 명훈. 명훈이 밖으로 나가자. 바깥 동정을 살피더니 인사과 문을 잠그고 건빵주머니에서 CD를 꺼내는 봉교.

때르르릉 때르르르릉.

갑자기 전화가 온다.
신호가 길어지자 짜증나서 마지못해 받는 봉교

봉교 박살중대 인사과 일병 서봉교입니다. (짜증)누구 찾는다고요?
행정반으로 연결해 드릴게요. 거기에 물어보세요.

#.INT 행정반 / 복도 (낮)

행정반 전화기가 울린다.
두 번째 울릴 때 탄창을 들고 있던 명훈이 받는다.

명훈 정보통신보안 사랑과 웃음이 넘치는 박살중대 행정반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예?

일순간 사색이 된 명훈의 표정 클로즈 업.

명훈 뭐라고요?
중대장 슈웃!!!!!

#. EXT 공중 전화기 (낮)

슈웃!! 쨍강! 과 사운드 연결.

핏물처럼 공중전화 박스 안에 번지기 시작하는 복분자주 선물세트.
박스에 붙어있는 [아버지께] 라고 적힌 편지봉투에가 붉게 젖어들기 시작한다.

#.INT 행정반 복도 (낮)

혼자 떨레 떨레 걸어오는 근무병1의 뒷모습을 따라가는 카메라. 스테디 캠.

앞에 다가오는 근무 교대병 2,3. 근무 1이 근무 2,3에게 경례한다.

근무1 박살! 몇 대 몇입니까?
근무2 0:0
근무1 지겠네. 라디오 가져갑니까?

쌍둥이처럼 탄창주머니에서 동시에 라디오를 꺼내 보이는 근무병 2,3. 그들을 지나 터닝 돌자 행정반 입구가 보인다.
안으로 근무1이 들어가려는데 급박하게 덜컥! 열리면서 명훈이 질린 표정으로 나온다.

근무1 박살!
명훈 (다짜고짜)건마 어딨어?!
근무1 잠시 화장실 간다고.
명훈 실탄은?
근무1 (탄창주머니에서 꺼내 보이며)여기.
명훈 (버럭)니꺼 말고!
근무1 조건마 상병 꺼 말입니까? 조상병한테 있지 말입..
명훈 비켜!

급박하게 근무병을 밀치고 달리는 명훈을 비추는 카메라 급박한 음악이 흐르고.

#.몽타쥬씬 (낮)

장면1) 희희낙락 혼자 정신없는 중대장.
그리고 CCTV에 보이는 총을 어깨에 걸치고 어딘가로 숨어드는 누군가의 뒷모습.

장면2) 인사과 - 봉교 본능적으로 책상에 고갤 숙이고.
인사과 창문너머로 보이는 급하게 달려가는 명훈.

장면2) 화장실을 뒤지는 명훈. 문 틈사이로 비집어 보이는 명훈의 눈동자. 칸마다 바닥을
보며 뒤진다. 발이 있다. 급하게 6사로를 걷어차는 명훈. 화들짝@!
변기에 대고 맥심을 보며 자위하다 벙찐 병사.

장면3) 취사장.
쿵! 걷어차는 발. 근무2 식기들 중에 흉기로 쓸 만한 물건이 없어졌나 살피다가

근무2 여긴 없어!

장면4) 공중전화
행정반 건물에서 달려 나오면 공중전화 박스에 혼자 대롱대롱 흔들리고
있는 수화기를 본 명훈. 근무병 1과 함께 달리다가 양 갈래로 흩어진다.

장면5) 수송부. 진흙 발자국.
뭔가 단서를 잡았다 싶어 집중적으로 뒤지는 근무2,3.
백미러로 근무 2,3을 보는 시선.
수송부 철책 밖에 숨어서 초조해하는 한미루다. 시계를 보고 답답해한다.

장면6) 인사과
쾅!
발로 거침없이 인사과 문을 차고 들어간 명훈.
화들짝 놀라 일어나는 봉교.

봉교 박살!
명훈 너 뭐해?!
봉교 ........그게.

아~아 앙~아

섹스 동영상에서 흘러나오는 여자의 간헐적인 신음소리. 무지무지 어색한 두 사람.
멍하게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

건마가 봉교 뒤에서 봉교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있다.

#.INT 벙커 (낮)

인써트 수준의 씬.

근무2,3 악!

후레쉬로 어두운 벙커를 비추자
얼굴이 얻어터진 채 기절해 있는 근무병1의 모습.

#.EXT 수송부 철조망 (낮)

철조망에 모포가 걸린다.
월담하기 시작하는 누군가의 손.

따르르르릉 따르르르릉!

#.INT 행정반 (낮)

따르릉! 따르릉!!

전화기를 받는 명훈의 손.

명훈 통신보안! 사랑과 웃음이 넘치는 박살중대 행정반 입니다. 무엇을 도와드 릴까요? 아...왜 간부직통으로 전화해요 쫄게.

상급부대에서 온 전화를 받고 있는 명훈.
제 멋대로 돌아가며 축구중계를 보여주는 프로젝터. 아쉽네요! 어쩌구 하는 장면.

#.프롤로그와 똑같은 상황이다. 복도에서 대치중인 중대장이 행정반 쪽을 보면서 보고하지 말라는 표정으로 고갤 절레절레 흔든다. 무사고 돌탑 998일이라고 씌어진 간판도 한 번 보여지고.

3명이 나란히 서서 대치중이다. 근무 2,3은 총을 겨누고 있고.
봉교와 건마의 다리를 보여준다. 봉교의 다리에서 오줌이 설설 흘러내린다.

봉교 중대장님....

씩씩거리며 대치중인 건마.
중대장 간청하는 표정으로 두 손을 부여잡고

중대장 건마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말로 하자. 니가 임마 이러면 안돼지!
건마 조까구 비밀번호나 대. 씨발놈아. 어차피 영창갈건데 너도 한 번 좆돼 봐.
중대장 (울상이 된다)야 임마, 너 그거. 내가 6년 동안 관사에서 보일러 아끼면서 모은건데.
건마 좀 상황파악을 하고 귀두를 까세요 이 씹새야. 푼돈 아끼려고 니가 똥꼬빨
던 의원님 아들내미 얼굴 씹창나면 내일 와서 참 좋아하겠다.

중대장의 고민하는 표정

건마 빨리 안불어?!

#.INT 행정반 (낮)

골!! 골이예요!
드디어 터진 귀중한 한 골.

골인 소리를 듣고 지붕 위에서 정비병 수석이가 흥분했는지 잠시 화면이 지지직거린다.
골인 소리를 듣고도 아무 표정 없이 대치중인 복도의 5인. 뭔가 부조리극을 보는 듯 기괴한 상황이다.

행정반 안에서 중대장의 노트북에 뜬 주식트레이드 프로그램을 조작중인 명훈.

명훈 중대장님 죄송합니다.

[거래하시겠습니까? Y/N]이 뜨고.
난감한 표정으로 YES를 눌러버리는 명훈.
[거래가 승인되었습니다]
건마쪽으로 모니터를 가져와 확인 시켜주는 명훈.
골인 소리에도 풀이 죽어 기운 없이 고갤 떨군 중대장

건마 좆된 기분이 어때? 맘 좀 곱게 먹지 말년에 이게 뭐냐 씹새야.
나가면 할 일 좆도 없는데 종자돈 다 까먹고.

뭔가 긴장한 표정의 근무병 2,3.
건마가 못 보는 뭔가를 본 표정이지만 이내 서로 의식하며 시침을 뗀다.

건마 박정희 뒤진 뒤로 ROTC 시뱅 나가봐야 좆도 안 알아주잖아.

화면 안에 소화전을 들고 프레임인 하는 누군가의 발 클로즈업.

명훈 목소리 건마야 이런다고 해결되는 게 아냐! 이성을 찾자!

시점쇼트로 건마의 뒤에서 다가오고 있는 누군가. 거리는 야직 10M정도.

건마 목소리 아뇨 끝장 봐야죠. 아버지도 돌아가신 마당에. 정말 죄송합니다.

근무2가 뭔가 봉교에게 눈짓을 준다.
봉교가 낌새를 느끼는 표정 클로즈 업. 조심스레 고갤 끄덕인다.

건마 (버럭) 움직이지마!

덜덜덜 떨고 있는 소화기 클로즈 업.
행정반 처부 창문으로 보이는 덜덜 떨며 얼음땡처럼 굳어버린 미루.
거리는 대략 5미터.

중대장 거 건마야....

노려보고 있는 건마의 표정.

중대장 내가 잘못했다.

진지하게 화해를 제안하는 듯한 표정.

중대장 우리.......없었던 일로 하자.

앙각으로 보여주는 건마의 표정 클로즈 업.

중대장 아버지 일은 정말 유감이다. 처벌은 없던 일로 하자.

약간 마음에 동요가 온 듯한 표정.

중대장 이런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 나도 조용히 전역하고 싶고.

마음에 동요가 오는 듯 건마의 손이 조금 떨린다.
너그럽게 웃으며 손을 펼쳐 보이는 중대장.

중대장 자.

한걸음 조심스레 다가가는 중대장.
여전히 근무2,3의 지향자세는 고정.

중대장 우리 화해하자. 사나이 대 사나이로.

건마의 흔들림 50 + 의심 50의 표정.
총을 내리는 근무2,3의 총대 클로즈 업.
가까이 다가서는 중대장.
행정반 앞에서 상황을 지켜보다가 건마쪽을 보는 순간 흠짓 놀라는 명훈. 짧게.
소화전을 들어 올리는 손 클로즈 업 짧게!
현수막까지 다 보이는 L.S 뒤에서 미루가 건마를 덮치려는 순간!

화면 블랙!

으악!!!

관중들 지르는 엄청난 환호소리가 비명소리를 거의 먹어버린다.


와아아아~!
#.INT 행정반 복도 (낮)

인써트 : 안의 상황은 어떤지도 모르고 관중들 소리에 궁금해 미칠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지붕위의 정비병 수석이.

목소리 크윽.....

무사고 벽돌탑에 튄 핏방울들.
허벅지에 깊숙이 박힌 대검. 피가 철철 쏟아지고 있다.
봉교대신 포로가 되어버린 미루. 씩씩거리는 표정의 건마. 약간은 질린 표정이다.
혐오스러운 것을 본 듯한 표정으로 중대장 옆에 왠지 얄밉게 꼭 붙어 있는 봉교.
근무병2가 놀란 표정으로 중대장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근무병2 잘 못 들었는데 말입니다?

야비하게 웃고 있는 중대장의 입술. 측면 클로즈 업.
공포에 질린 미루의 표정 클로즈 업.

중대장 목소리 쏴버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열심히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근무3과 인간적인 갈등을 근무3의 몫까지 따지고 드는 근무2

근무2 하지만 미루가!
중대장 (말 끊는다)내가 건마 쏘랬지 쟤를 쏘래?
근무2 하지만 미루도 위험합니다.
중대장 그럼 작전 중 명예롭게 숨진 걸로 하면 되는 거야.

기가 막힌 표정을 짓는 근무 2,3 그리고 배신감에 치를 떠는 건마.
중대장, 행정반의 명훈을 돌아보며

중대장 상급부대에 상황보고 안하냐?!

고민하다가 수화기를 내려놓는 행정반의 명훈.

명훈 못하겠습니다.
중대장 뭐 이새끼야?
명훈 아무 일 없던 걸로 하시기로 약속하셨잖습니까? 봉교가 풀려났다고 이제 와서 딴소리 하시는 겁니까?
중대장 너 지금 명령 불복종인거 알아 몰라?
명훈 강명훈은 2002년 X월 X일 오전 9시 이후 전역자입니다.
공식적으론 지금 이 자리에 없는 겁니다.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인 듯 조심스레 입을 여는 건마.

건마 형! 나 휴가증 한 장만 만들어줘요!
명훈 뭐?!
건마 이 새끼들이랑은 말이 안 통하니까....그냥 휴가증만 하나만 떼 줘!
내가 나머진! 내가 해결할 테니까. 밖으로 튈 때 필요해.
(중대장에게)움직이지 마!
그거만 주고 형은 그냥 나가면 돼. 형은 빠져. 나는 내가 알아서 튈테니까.
휴가증만 주고 빨리 가! 형은 신고 안할 거라 믿으니까.
명훈 하지만!
건마 형 정말 고마웠어. 그리고 존나 미안해. 가기 전에 똥물 튀게 해서.
명훈 얌마! 내가 널 두고 어떻게 가!
건마 빨리 가!!
중대장 쏴버려!
근무2,3 못합니다!
미루 혀엉....!

창백하게 공포에 질린 미루의 얼굴.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피가 이미 오른쪽 바지를 푹 적셨다.

근무2 중대장님 웬만하면 협상하시죠! 아무 일도 없던 일로.

주식 생각이 나는지 이를 가는 중대장.

중대장 저 범죄자 새끼.......내 손으로 죽이고 간다!
건마 형 빨리!
근무3 강병장님 안 쏘고 있을 테니까 빨리 다녀오세요!
중대장 (근무 3에게) 야이 새끼야!
미루 형....!

근무3의 총을 빼앗으려는 중대장.

근무3 총번 345162! 근무 중 총기를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습니다!
중대장 좆까!
건마 빨리!!!!

탕!

중대장과 근3이 총을 가지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그만 총알이 오발이 일어나고 말리던 국회의원 아들 봉교가....

중대장 봉교야!

소리 지르는 중대장과 근무3의 비명소리.
하지만 어느 정도 부상인지 알 수 없이 그저 미친 듯이
건마의 대갈일성에 넋이 나간사람처럼 서 있다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인사과 쪽으로 달려가는 명훈. 뒤를 돌아본다. 미루와 눈이 마주친 순간

미루 형.....

미루를 안심시켜주기 위해서 명훈은 씨익 웃으며
늘상 그래왔듯이 터미네이터처럼 엄지를 치켜올리며 안심시키고 떠나는 명훈.

#.EXT 병영 (낮)

다른 건물에 있는 인사과 쪽으로 달려가는 명훈. 왠지 달려도 달려도 끝이 없는 느낌이다.
(여러 컷으로 나눠 가자)

#.INT 인사과 (낮)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의 명훈.

계원 서랍에 들어있는 전역증과 아무것도 적혀져 있지 않은 백지 휴가증.

TV가 저 혼자 지지직거리며 돌아가고 있고.
바닥에 있는 케이블 연결선을 수리하고 있는 수석.
여전히 부대 안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수석 여기 선만 고치면 다 해결되는 거였는데 말이죠.
괜히 지붕에서 쌩쇼 했어요.

따르르르릉 따르르릉~!

복도 전체에 울려 퍼지는 전화 벨소리.
전화기 앞에 있는 명훈을 쳐다보는 수석.

#.INT 행정반 복도 (낮)

때르르릉 때르르릉~ 때르르르릉~

다리를 움켜쥔 채 신음하는 미루와 비오듯 땀을 빼면서도 경계는 늦추지 않는 건마.
건마를 겨누고 있는 근무2와 서로 싸우다 진이 빠져서 옴짝달싹 못하는 중대장과 근무3.
그리고 죽었는지 살았는지 많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봉교.

때르르릉 때르르릉~!

모두가 프리즈된 상태로 서로 신경전만 벌일 뿐....감히 전화를 받으려는 사람이 없다.

미루 형.......
건마 형.......빨리.......
근무2 (혼잔말로 고통스러워 하며)강병장님..... 빨리 받아요.......

#.INT 인사과 (낮)

결단하고 전화를 받는다.

명훈 정보통신보안 사랑과 웃음이 넘치는 박살중대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잠시 아무 말도 없이 듣고만 있는 명훈.

명훈 예. 예. 아뇨 부대 이상 없습니다. 예. 물론입니다.
예. 간부 1인, 외박자 1명, 잔류병력은 상병이하 6명.

케이블을 고치다가 명훈과 눈이 마주친 수석.
명훈이 수석을 좀 서늘하게 보고 있다. 왜 자기를 쳐다보는지 몰라 사람 좋게 그냥 씨익 웃어 보이는 수석.
명훈표정 크게 잡으며.

명훈 예. 병장은 없습니다.

#.INT 취사장 (낮)

취사장 안으로 달려 들어오는 명훈 매스꺼워 고통스러운지 싱크대에 달려가 토한다.
그리고는 진이 빠져서 식탁에 앉아 멍하니 앉는다. 건빵주머니에서 디카를 꺼내더니
생각에 잠겨 멍하니 서있다.

상급부대 전화 헤헤. 대대만 믿는다고 했죠.

#.몽타쥬 (낮)

장면1) 행정반복도 - 대치중인 복도. 바닥에 굴러다니는 탄피. 사람들의 발들. 달리쇼트.
바닥엔 피와 오줌, 부러진 이빨.

상급부대 전화 첩보 입수! 상급부대에서 박살중대로 불시 순찰 온다는데요.
무슨 총성이 들렸다고 하던데? 진짜예요?

장면2) 인사과

일하다가 물건을 찾으려고 서랍을 여는 수석.

수석 절연테이프를 본거 같은데.......

서랍을 열자 전역증이 사라져 있다.

상급부대 목소리 부대 잔류병력 몇 명 있는지 파악 좀 해주실래요?

장면3) 텅 빈 내무실 - 관물대에 붙어 있는 명훈의 가족사진들.

상급부대 목소리 보고를 똑바로 해요. 총소리를 분명히 들었다는데. 초동조치 제대로
안하고 짬시켰으면 관련자들 모두 처벌받는 거 알죠? 구속이예요. 구속.

장면4) 취사장

취사장 조리대 조리도구 걸어놓는 곳에 걸려있는 5.56mm 보통탄 목걸이를 가져가는 명훈의 손.

상급부대 목소리 지금 전화 받는 근무자 이름 좀 알려 주세요.

장면5) 부대 오솔길 - 미친 듯이 달려 나가는 명훈.

장면6) 행정반 복도 - 과다출혈로 현수막 아래 죽어있는 봉교의 모습.

명훈 목소리 일병 서봉교입니다.

왠지 희망을 점점 잃어가는 표정이 된 건마의 두려움에 일그러진 표정.
그리고 점점 죽어가는 미루의 표정이 보여 지는 가운데 갑자기!

상급부대 목소리 (갑자기 홍분해서 고성을 지르며)일병 서봉....골!!!! 골!!!! 골!!!!!! 골인!!

장면7) 인사과

화면이 드디어 깨끗하게 잡혔다!

TV “1승입니다! 대한민국 월드컵 사상 첫 1승!”

난리가 난 세상 사람들이 TV로 보여 진다.
TV를 고치고 승리에 도취되어 환호하는 수석이

수석 대!한!민!국!

흥분해서 밖으로 뛰쳐나오고. 복도를 달리는 수석이.

장면8) 행정반 복도

한손에는 건마의 휴가증을 들고

수석 대한민국!

을 외치며 행정반복도로 왔다가 대치중인 병사들을 보고는

수석 으악!!!

하고 놀라 달아나는 수석.
달아나는 수석에게 놀란 건마가 거의 반사적으로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근무3 안돼!

중대장, 근무2,3 건마, 봉교의 표정들이 차례로 보여지고.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고.
마지막에 미루의 눈물이 그렁그렁한 강렬한 클로즈 업

미루 형!!!!

장면9) 취사장

디카에서 미루와 찍은 사진을 지워버리는 명훈.
다소 초현실적인 메뉴.
<기억에서 삭제 하시겠습니까? Y/N>
YES 하면 화면 블랙.

#.EXT 부대 앞 (낮)

아담하고 청순하게 생긴 20대 초반의 여자가

한 손에는 던킨 도너츠 봉투를 들고 뒷짐을 한 채
모포가 널려 있는 부대철조망 앞에 멍하니 서있다.

월담하는 명훈과 어색하게 조우한 여자.
명훈 담을 넘은 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툭툭 털고는 외면하듯 지나치려는데.

여자 저기요.

차마 여자를 보지 못하고 움찔 멈춰서는 명훈.

여자 혹시 한미루 이병이라고 아시나요?
명훈 .......
여자 .......
명훈 .......
여자 .......

애써 천천히 고갤 흔드는 명훈. 절대로 얼굴을 돌리지 않는다.
씨익 착하게 웃으며 도너츠를 내미는 여자

여자 그거 전역한 사람들 마크 맞죠?
명훈 ........

여자가 무심결에 명훈의 전투화를 바라본다.
앞부분이 푹 들어간 누가 봐도 이상하고 더러운 미루의 전투화.
서로 말이 없다.

차마 받아들지 못하는 명훈에게 ‘하나 드셔요’라는 제스쳐로 도너츠를 내밀며,

여자 하나 드실래요?
명훈 ........

명훈이 어찌할 줄 모르고 서있는데

빵빵빵빵빵~!

도로쪽 20M 앞에 명훈을 기다리는 가족들과 여자친구가 있다.
여자친구가 먼저 달려가 명훈을 끌어안는다.

도망치듯 여자를 외면하고 가는 명훈.

여자친구 오빠!

눈물이 그렁그렁한 여자친구.
그리고 거의 마비된 사람처럼 굳어버린 표정으로 식구들을 보는 명훈의 시점.

눈물을 훔치는 어머니와 누이. 한없이 아들이 자랑스러운 아버지.
운전석에 크락션을 누르며

아버지 대 한 민 국!
어머니 빰빰빰빰빰!
누이 오빠!!

가족의 품으로 온전히 돌아온 명훈.
그들을 바라보는 여자.
차안으로 들어가는 가족들. 점점 멀어져 간다. 빵빵빵 빵빵!

빵빵빵빵빵!
빵빵빵빵빵!
빵빵빵빵빵!
빵빵빵빵빵!




탕탕탕탕탕!!!!!


하염없이 부대 안쪽을 바라보는 여자의 무표정.
팔랑팔랑 철망에서 흔들리던 모포가 바닥에 떨어진다.

#.EXT 차 안 (낮)

총소리에 차가 잠깐 멈춘다.
뒤를 돌아보는 가족들. 뒷좌석에 명훈에게 어깰 기대고 있는 여자친구.
당황스런 표정의 가족들.

아버지 뭐지?

부대 쪽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짐짓 무표정하게 묻는 명훈.

명훈 우리, 몇 대 몇으로 이긴 거예요?

전역증에 찍힌 명훈은 환하게 웃고 있다.

잠시 후
아마도 눈물인지 사진 속 얼굴에 하나 툭하고 떨어진다.

GREEN DAY의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가 흐르면서
화면 천천히 F.O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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